백두산 지도 출처 / 네이버 카페
백두산 가는 길은 길고 어려웠다.
해마다 이 맘 때쯤이 되면 머릿속에 맴도는 한 생각!
백두산을 가보고 싶다는 열망이었다. 올해는 그 여건이
우연하게 찾아와 갈 수 있었음에 얼마나 마음이 설레었는지 모른다.
그 백두산을 우리나라가 아닌 중국을 통해서만 갈 수 있음이 조금은 서글퍼진다.
인천공항에서 중국심양으로, 그곳에서 다시 연길로 비행기 이동을 한 후,
연길에서 다시 자동차로 5~6 시간 을 소비하며 백두산 서파 지역으로 이동 하였다.
그 곳에서 1박을 한 후 백두산 종주를 택한 팀은 종주를 위하여 새벽 4시 30분부터
(한국시간 5시 30분, 시차는 정확히 1시간이 늦었다)움직이기 시작하여
서파에서 중국 당국이 운행하는 셔틀(?)버스로 50여 분을 달려 주차장에 도착한 후
중국과 조선의 경계선이 있는 5호 경계선비가 있는 천지에 오르는 것을 시작으로
북파까지 현지인 산악가이드를 앞세워 위 지도의 빨간 점선줄을 따라 종주하는 시간을
12시간으로 예상하고 중국 쪽의 백두산 (중국에서는 장백산이라 함) 종주를 시작했다.
밑에서는 멀쩡하던 날씨가 높이 오를수록 짙은 안개가 쌓이기 시작하여
나는 내심 천지를 볼 수 없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있었지만 드넓은 초원위에
지천으로 피어있는 야생화들에 나는 그만 하늘을 나는 듯 연신 환호를 지르기 바빠지며
천지의 가시여건은 깡그리 잊어버리고 만다.
오르면 오를수록 키 큰 나무는 점점 사라지고 어느 지점을 지나면서부터는 펼쳐지는
끝없는 평원에 제 각각의 모습으로 피어있는 각종 야생화들의 자태는
그 어떤 수식어도 거부하는 몸짓으로 피어 있었다.
1,400여개의 계단을 올라 5호 경계비가(중국과 북한의 경계 표시비) 서 있는 곳에서
처음 대면한 천지는 짙은 안개가 드리워져 있어
우리는 어렴풋이 반짝이는 물결만을 느껴야했다.
하지만 그 아쉬움은 잠시, 현기증 까지 느껴가며 백운봉 정상에 오르자
천지는 어느새 안개를 말끔히 거두고 그 신비한 모습으로 우리를 맞이하고 있었다.
우리는 너무도 감격하여 눈물을 흘리며 애국가를 부르고,
만세 삼창을 하며 그 기쁨을 함께했다. 천지도 아마 우리의 기뻐하는 모습에 감탄을 했는지
종주 내내 자신의 자태를 아낌없이 보여주었고 왼쪽으로 펼쳐지는 산 능선의 야생화들은
잔잔한 물결을 이루며 피어있는 모습으로 우리의 눈길을 잡아가니 이쪽저쪽 바라보기 바쁜
이 몸은 자꾸만 어지러웠다. 알고 보니 그 어지러움은 고소증 이라고 하였다.
천지를 끼고 하는 북파까지의 12시간의 종주는 비록 험난한 길이었지만,
종일 보여주는 천지의 모습에 우리는 행운임을 믿었고,
아름다운 우리꽃, 백두산의 수많은 야생화...
푸른 초원에 바람에 흔들리며 아무렇게나 서서 우리에게 손짓을 하던
맑고 밝은 모습은 지금도 눈에 선하다.
지금은 아무 말도 떠오르지 않는다.
그 어느 말도 그것은 나의 호들갑일 뿐이다.
지금 당장이라도 다시한번 가고 싶다는 그 마음에 전율이 일어날 뿐이다. (181)
천지
만병초군락
바위돌꽃
두메양귀비
복주머니란
애기금매화
가솔송
애기금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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