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마음따라 발길따라

제주여행 1

물소리~~^ 2007. 4. 12. 22:11

 

 

 

 

 

뒷목이 뻐근하면서 머리가 지끈지끈 움직이는 듯,

울림현상으로 가끔씩 아파 오는 것이 일주일째인가 보다,

아마 과중한 업무 때문이라고.... 그로인한 스트레스일거라고 생각하면서도

왜 그렇게 바쁜 날들을 보내야 하는지..

혹 이러다가 어느 날 갑자기 쓰러지는 건 아닌지 .. 하는 걱정이 많아질 무렵,

갑자기 제주도 여행 스케줄이 잡혔다.  분명 나로서는 사치스런 여행이다.

작년, 모임에서 뉴질랜드와 호주를 다녀온 뒤

대한항공에 무료 제주도 왕복에 해당되는 마일리지가 적립 된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최근에서야 그 사실을 깨닫고, 확인해 보고는 내친김에 다녀온다고 정한 날이

하필이면 정신없이 바쁜 날들 중의 하루였다.


내가 서있는 자리에서의 일탈은

내가 짊어지고 있는 끈들이 얼마나 많이 엉클어져 있는지 확인시켜 주는 계기가 된다.

단 하루를 비우는 일정인데도  왜 그리 해놓고 가야 되는 일들이 많은지...

나 비운 자리의 흔적을 보여주기 싫어하는 성격 탓도 있겠지만

사무실 일의 엄청난 부담감은 물론,

아무튼 집안정리며, 화분 물주기, 빨래 해놓기, 등등

참으로 부산을 떠는 아침이 되어 버린다. 

바쁜 마음은 그 좋은 새벽산행마저 포기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더욱 나를 망설이게 한 것은 떠나기 전 날 저녁에

군에 있는 아이가 3박 4일의 휴가를 나온다고 기별을 해 온 것이다.

당사자마저 불시에 받은  휴가였고,

나는 물론 훨씬 전에 비행기 좌석을 예약해 놓은 상태였기에 아이한테 이해를 구하고

다녀오기로 했지만, 아이 생각에 마음 편히 다닐 수나 있을지 모르겠다.


이렇게 많은 걸림돌을 지나치며 그냥 출발하기로 한다.

이미 예약을 해 놓기도 하였지만

단 하루의 일정 이라는 데에 큰 비중을 두고 애써 침착한 척 했지만,

마음은 영 '아니올시다’  이다.

아무튼 무지무지 복잡한 마음으로 출발을 하였다.

제주도는 아이들 어렸을 적 한번 다녀오고 이번이 두 번째 여행이다.

45분의 짧은 비행 속에서는 여행의 감흥이 일어나지 않더니만

제주 공항에 도착 트랩을 내리는 순간, 눈앞에 펼쳐진 망망대해와

비릿한 갯내음이 나에게 이곳이 여행지임을 실감케 하였다.


우리는 렌트카를 가지고 해안도로를 일주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원래 한라산 등반을 하기로 했지만

하루의 일정으로는 소화하기가 어려워 포기하였는데

자칫 주제가 없는 여행이 되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또 다른 무언가를 기대하면서 마음을 안정시키기로 하였다.


낯선 곳에서의 운전은 당황스러움을 먼저 선사한다.

그 당황스러움은 본연의 침착함을 빼앗아 가버리면서

오른쪽, 왼쪽의 구분마저 헷갈리게 한다.

차선의 오류와 방향감각에 대한 무지의 시행착오를 몇 번 거친 후,

차츰 익숙해져 오는 거리의 질서를 느끼며 해안도로에 진입한다.


제주도를 바람, 돌 해녀가 많은 삼다도라 하였던가...

가는 날이 장날이라 하더니 그날따라 왜 그리 바람이 심하게 부는지...

사진 예쁘게 찍으려고 신경 쓴 내 머리를 바람은 그저 마구 휘둘러 버린다.

해안에 펼쳐진 새까만 돌들은 마치 시궁창의 흙처럼 보여 지면서

공사 진행 중인 어지러움처럼 어수선하게 생각이 되었고

집집마다 담장을 돌로 쌓아 놓은 것이 좀 이채롭게 보였다.


해변가의 돌들은 용암이 흘러나와 이루어진 것이라는 인식이 되어지면서,

바다와 해변의 풍경이 신기함으로 바뀌면서,

가끔씩 해변을 바라보며 사진도 찍고, 바닷가의 꽃들도 찾아보며

차츰 익숙해 질 무렵 한림공원에 다다른다.

잘 가꾸어 놓은 공원의 가지런함과 환하게 피어있는 꽃들의 모습에

마음이 한층 밝아온다

언제부터인가 내 마음속에 자리한 야생화들의 가녀린 모습은 아닐지라도

또 다른 꽃들의 수려함과 열대수림들의 거대함은 충분히 나를 취하게 하였다.

곳곳의 제주 민속촌의 풍경이 안겨주는 여행의 질감에 차츰 빠져 들어간다.   (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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