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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따라 발길따라

제주여행 2

물소리~~^ 2007. 4. 13. 18:41

 

 

 

 

 

낯선 곳에서의 잠 또한 어색하다.

관광지 도시답게 예약 하지 않고도 숙박시설을 찾기는 아주 쉬웠지만

편리함 보다는 무언가 모를 어색함이 스며 있다.

해안가의 멋스러운 pension에서 그 어떤 분위기를

의무감으로 느껴야 할 것 같은 억지스러움을 애써 무시하고 그냥 잠을 청한다.


숙박시설 중 하나로 모텔이 한창 성행하더니.

요즈음에는 펜션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영어의 pension은

하숙집, 기숙사’ 등의 의미를 가지지만 원래는 연금의 의미도 있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펜션은 아마도 노후 연금을 받으며 생활하는 시기에

여행을 하며 머무는 곳이라는 의미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다.

어쨋든 모텔이라는 말에는 조금 어둡게 비쳐지며 거부감이 느껴지는데

펜션이라는 말에는 훨씬 정갈하고 아담함이 연상된다.

우리는 펜션에서 하루를 묵었다.


어느 곳이든 새벽은 참으로 신선하다.

창밖으로 보여 지는 새벽빛에서 안온함을 느끼며 잔잔한 바다를 바라본다.

이런 것일까? 여행이라는 것은...

일상에서의 번잡함을 벗어나서 이렇게 안온함을 느끼는 것...


나머지 해안도로의 일주를 마치기 위해 우리는 부지런하게 움직인다.

비록  정상까지는 아니지만  한라산을 오르는 초입인 영실과 성판악을 둘러보며

멀리 바라 보이는 정상을  그냥 바라만 보고 돌아 선다.

바람은 어제보다 더 심하게 불고 있다.


신비의 도로를 달려본다

유명해진 도로여서인지 앞선 관광차들의 행보가 무지 느리다.

그 느린 이유는  분명 그곳이 오르막길로 보여 지는데

모든 물체는 내리막길처럼 움직인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기 위해

차들이 그곳을 지날 때는 일부러 시동을 끈 상태로 움직이기 때문이란다.

우리는 그 많은 차들의 행렬을 따를 수 없어 관광차들의 움직임을 바라보기만 하였다.

시동을 끈 차이기에 오르막길을 올라 갈 수 없는데도

그 차는 움직이며 오르막길을 올라가고 있었다.

정말로 시동을 끈 차들이 천천히 올라오고 있었다. 아니 내려오고 있었다.(헷갈려~~)

착시 현상이라고 한다.

분명 내리막길인데도 우리의 눈에는 오르막길처럼 보여 지고 있다하니

참 별것도 다 사람의 호기심을 불러 모으고 있다는 생각이다.

사람은 정말로 허구에서 무언가를 찾아가며 살아가고 있나보다.


차 안에서 느끼는 봄볕은 참으로 정겨운데 밖의 바람은 장난이 아니다.

중문 관광단지의 여미지 식물원의 풍경.. 바람 때문인지, 아니면

집에서 혼자 하루 밤을 보낸 아이의 걱정 때문인지

첫 번 방문 때처럼 감동의 물결은 일어나지 않았다.

시설의 거대함과, 우람한 식물들의 모습에 놀라움이 일었고,

간혹 사진으로만 보여 지던 꽃들의 실제 모습에 환한 반가움이 밀려오고,

우리 베란다 정원에 심어진 식물들을 대 할 때면 반갑기도 하였다.


해안도로의 풍경은 어제의 길보다 훨씬 더 아름다웠다. 지도상으로 볼 때,

동쪽으로 이어진 해안도로의 풍경이 너무 아름다웠다.

여행의 시간을 접어야 할 무렵에, 아름답게 보여 지는 풍경들이기에

어느덧 내 마음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남원큰엉해안경승지 라는 이름의 해안 절벽은

아찔함과 동시에 한없이 머물고 싶은 풍경이었다.  그곳에서 난 해국의 어린 싹을 보았다.

가을이면 이 어린 싹은 바다를 바라보며 보랏빛 꽃으로 피어있을 것이다.

해안에서만 자란다는 암대극이라는 꽃도 보았다.

그 유명한 제주의 유채꽃을 바라보며 달렸고 사진도 찍었다

섭지코지라는 해수욕장의 신비한 물빛을 바라보는 동안 바람에 날릴 뻔도 하였다.

성산 일출봉을 바라보며 멋진 폼을 잡아 보기도 하였지만

바람은 나한테 훼방만 놓았다.


아주 작은 노오란 쇠비름 꽃을 보았고, 갯장구라는 이름의 꽃을 보았고,

동글동글한 검은돌로 수많은 탑을 쌓아 해변가를 막았지만

이런 사나운 바람에도 끄떡없이 자리하고 있는 풍경도 보였다.

이 모든 신비함의 아름다움은 자연이 우리 인간에게 주는 선물이다.

이 선물을 받아보기 위하여 우리 사람들은 모든 것을 아낌없이 투자한다.

아마도 자연은 이런 우리들을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지 않을까???


렌트카를 반납하기로 한 정시에 우리는 공항에 도착하였다.

바람 때문에 비행기가 지연될 수도, 아니면 이륙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안내 방송은 집에 혼자 있는 아이의 걱정으로 나를 좌불안석하게 했지만

다행히 비행기는 이륙하였고 45분 후 우리는  우리 동네에 도착하였다.


도깨비에 홀린 여행길 같았다.

우리 아이는 조금 야윈 모습이었지만 단아함이 있어 보여 안심하였다.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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