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단상(短想)

지극한 마음

물소리~~^ 2013. 10. 6. 20:35

 

 

 

 

미국쑥부쟁이

 

 

   보랏빛 쑥부쟁이가 가득하던 곳에

   올해는 미국쑥부쟁이 흰빛이

   보랏빛을 이겨내고 있었다.

 

   보랏빛보다도 훨씬 작은 꽃송인데도

   떼 지어 피어남으로 우월함을 보이고 있다.

 

   자잘한 꽃들이 품어내는 아름다움은

   흐린 날씨를 따라 더없이 순결해 보인다.

   흰빛!! 무한함을 품은 여백일까

   한 이야기가 생각이 난다.

 

   옛날에 한 선비가 아내에게 편지를 보냈는데

   그만 잘못하여 백지를 넣어 보냈다 한다.

   그 아내는 답으로 시(한시)를 써서 보냈는데

   그 내용이

   “당신이 나를 너무도 그리워하여

   그리워하는 마음 말없이 담았군요“ 라 했단다.

 

   비록 얼굴을 마주하지 않았지만

   그 빈 종이의 마음을 이토록 좋게 해석하는 마음은

   그 사람을 지극한 마음으로 대하고 있기 때문이겠지.

 

   가을다운 가을에 바람 만나러 나서면 왠지 쓸쓸함이 느껴진다.

   하지만 그 쓸쓸함은 기분 좋은 느낌이다.

   계절이 안겨주는 쓸쓸함에 기분 좋음으로 함께 물들어 감은

   가을이 나에게 보내는 백지 편지에

   내 마음이 감흥을 받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나와는 무관한 마음길이겠지만

   가을은 그냥 그렇게 전하라 한다.

 

   덕은 외롭지 않다고 한다.

   덕이 좋아 사람들이 따르기 때문이 아닐까.

   가을의 쓸쓸함은 가을이 베푸는 덕이다.

   이제

   모든 것에 지극한 마음으로 임하고 싶다.

 

 

 

 

 

 

쑥부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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