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항
날씨가 흐리더니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듯싶다
토요일 오후,
요즈음 전어 철이라나?
홍원항을 찾아가는 길목의 하늘과 바다와 땅이 보여주는
가을 풍경 길은 풍요로움이 가득하였다.
그냥 우연히 전어 철임을 알고 찾아간 그곳에서는
때맞춰 전어축제를 하고 있었다.
낮은 하늘아래의 바다는 더없이 그윽하였다.
풍경은 풍경대로
갈매기는 갈매기대로 흩어져 있었지만
알 수 없는 일체감을 안겨주는 까닭은
서로에게 필요함으로 이어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바다에 사는 생물들에게 먹이 한 번 준 적 없고
바다가 기름지라고
양분 한 번 준적 없는 나에게도 오늘 이렇게 초청장을 보내니...
진정 바다는 우리에게 아낌없이 모든 걸 준다
욕심 내지 말라며 철 따라 줄만큼 내 주고 있다.
우리는 다만 받은 선물을 요령껏 다루는 법을 익히면 되었다.
하늘의 하나님도 전어 맛이 궁금하셨을까
비님을 내려 보내 심부름 시키셨건만
비마저 바다의 풍요로움이 흠뻑 빠졌는지
제 할 일 다 못하고 오락가락을 하는구나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한다는 전어
진정 전어 맛을 못 잊어 찾아온 며느리일까..
아마도 전어처럼 변치 않는 믿음으로
자신을 사랑하며 기다리는 식구들의 마음을 잊지 못하고 찾아온 것 일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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