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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산을 오르며 (3.상원사 ~ 중대사자암)

물소리~~^ 2013. 8. 26. 23:06

 

 

 

 

상원사주차장에 세워진 안내비

 

 

관대걸이 (세조가 옷을 걸어두던 곳)

 

오대산사고지에서의 비탈길을 내려와 상원사로 향했고 잠시 후, 상원사 주차장에 도착했다. 상원사를 오르는 길 초입에서 관대걸이를 만났다. 등창이 심한 세조는 이곳에 자주 목욕을 하러 왔으며 그때 벗은 옷을 걸어두었던 곳이라 한다. 목욕을 하면서 등을 밀어준 동자승에게 세조는 ‘임금의 옥체를 만졌다는 말을 하지 말라, 고 한다. 이에 동자승은 ‘문수보살을 보았다고 하지 말라’고 했다하니 실은 세조의 등을 씻어준 사람은 동자승이 아닌 문수보살이었다는 것이다. 이야기야 만들어 내면 되지만 그 이야기 속에는 세조의 깊은 불심이 들어 있었다.

 

 

상원사 오르는 길

 

 

상원사 입구

 

 

상원사 오르는 길

 

 

 

새 한마리가 창 틀에 앉아 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탑과 문수전

계단과 탑, 지붕, 산의 어울림

서로간 깊은 침묵으로 서 있었다.

 

 

 

문수전 앞의 고양이 석상

이 고양이가 세조의 암살 자객을 알려줘

세조의 목숨을 구하게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상원사 오르는 높다란 돌계단을 만난다. 내 기억으로는 분명 이 길은 없었다. 새로 조성된 길이 분명하였으니 월정사도 마찬가지였지만 조금은 어수선한 분위기가 못내 아쉬웠다. 경내에 들어서자마자 동종을 찾았다.

 

 

 

종각

왼편은 비천상을 새긴 비석,  가운데 국보 동종,  오른쪽 범종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종 상원사의 동종은 국보 36호다. 오래되어 타종을 못하는 관계로 유리 안에 보존을 하고 옆의 새로 제작된 종을 타종하는 것 같았다. 종각에서 고색의 미를 찾을 수 없으니 이 또한 아쉬움이 크다. 동종을 보존하는 유리 막에 햇살이 비치니 유리는 거울이 되어 나를 비추고 산의 나무들을 그려내고 있었다. 오랜 것에 함께하고 싶은 것은 비단 나 뿐 만이 아닌가 보다.

 

 

 

 

동종이어서일까? 유리벽으로 보호하면서 세운 기둥을 동으로 만든것 같았다.

 

 

동종 보호막 유리에 앞뜰의 나무가 고스란히 비치고 있다.

 

이 종의 맨 위에는 큰 머리에 굳센 발톱의 용이 고리를 이루고 있고, 소리의 울림을 도와주는 음통(音筒)이 연꽃과 덩굴무늬로 장식되어 있다고 한다. 그 밑으로 마주보는 2곳에 구름 위에서 무릎 꿇고 하늘을 날며 악기를 연주하는 비천상(飛天像)을 새겼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비천상이란다. 그 유명한 비천상을 따로 새겨놓은 돌이 동종 옆에 서 있었다.

 

  

 

 

 

 

천정화

 

 

상원사를 뒤로하고 비로봉을 향하노라니 또 하나의 상원사 문을 통과하게 된다. 이상하다 뒤돌아보니 아~ 이쪽 문이 옛날 내가 찾아 온 길이었던 것이다. 그 당시 힘겹게 길을 오르자마자 만난 동종이었음을 이제 어렴풋이 기억이 난다. 이 문도 새로이 세운 것 같다. 천정의 벽화를 바라보라는 안내문에 위를 보니 화려한 벽화가 그려져 있음에 왠지 낯설기만 하다.

 

 

 

 

이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가파른 듯 , 아닌 듯 이어지는 길을 따라 천천히 오르노라니 다람쥐들이 내 앞을 폴짝거리며 지나간다. 오리방풀의 보라꽃이 지천으로 피었고 물봉선들이 수줍은 모습으로 피어 객을 반긴다. 등산로 곳곳에 세워진 아담한 석등이 마치 길 안내자인 냥 다소곳하다. 땀을 흘리며 숨 가쁘게 한참을 오르다 중대사자암을 만난다.

 

오대산이란 명칭은 비로봉毘盧峰(1,563m)을 주봉으로 하여 동대산東臺山(1,434m), 두로봉頭老峰(1,422m), 상왕봉象王峰(1,491m), 호령봉虎嶺峰(1,561m) 등 다섯 봉우리가 병풍처럼 늘어서 있으며, 그 봉우리 사이사이로는 중대(中臺), 동대(東臺), 서대(西臺), 남대(南臺), 북대(北臺)등 5개의 평평한 대지로 둘러싸여 있다 하여 오대산이라 했다고 한다.

 

 

 

 

이 중 오늘 나는 비로봉과 상왕봉을 오르고, 중대암과 북대암을 거치는 일정이다. 그 중 첫 번째로 중대사자암에 오른 것이다. 참으로 신기한 건물이었다. 깊은 산 속 산의 사면을 이용해 지었다는 암자다. 이 모두를 합하면 암자로서는 대단한 크기다. 제일 위쪽이 법당인 비로전이었다. 비로전의 문살이 참으로 화려했다. 먼 훗날 우리의 후손들이 이 문양을 보며 신기하다고 사진을 찍곤 할 것이다.

 

 

 

 

 

 

 

 

 

 

 

 

한 바퀴를 둘러보니 이곳이 마지막 화장실이라는 안내문이 보였다. 참 친절한 안내문의 덕을 보고 산행을 계속한다. 산의 경사는 더욱 급해진다. 산길에 다소곳이 놓여있는 석등 안에는 스피커도 있는 것 같다. 스님의 독경인지 아니면 녹음해둔 것인지 “석~가~모~니~불‘ 이라는 소리가 계속 흘러나온다. 오르다 힘들면 한 번씩 따라하니 수월해지는 마음이다. 무어든 마음먹기 나름이라니~~

 

 

 

 

 

 

 

 

 

오르는 길의 나무들 자태가 멋지다. 누구실까? 길에 앉아 무언가를 그리고? 아님 적고 있었다. 무슨 바램을 적고 있을까? 그 옆을 지나노라니 괜히 조심스러워진다.

 

 

 

 

어느덧 적멸보궁이 가까워지고 있다. 적멸보궁에 이르기 직전 뚜껑 덮인 약수를 만난다. 물맛이 좋았다. 적멸보궁은 불상을 모시지 않고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시는 곳이다. 우리나라에는 5곳의 적멸보궁이 있으니 나는 또 한 번 귀한 역사와 문화재를 접견하고 있다. 참으로 이야기가 많은 산길이다. 역사에 귀 열어보고 곳곳의 부처님께 마음의 답답함을 풀어내며 걷노라니 맑은 슬픔이 내 마음을 조용히 쓸어내린다.

 

 

 중대사자암 오르는 길에 만난 야생화

수레국화

 

 

산책길까지 내려온 다람쥐

 

 

 

노랑물봉선

 

 

오리방풀

 

 

송이풀

 

 

 

벌개미취일까? 

꽃이 참 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