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단상(短想)

어둠과 밝음이 교차하는 시공간은…

물소리~~^ 2013. 8. 16. 17:18

 

 

 

 

 

 

   어젯밤 어스름이 내린 초저녁 하늘의 반달이 참 어였뻤어요.

   그런데 그 달은 새벽녘에는 볼 수 없지요.

   내가 새벽 산행을 나서기 전에 이미 서쪽하늘을 넘어가 버리니까요.

   매일 40분씩 늦게 떠오르는 달의 습성으로 인하여

   제가 새벽녘에 만날 수 있는 달은 정확히 보름달부터이지요.

   그 보름달도 산을 막 올라가기 시작할 때만 볼 수 있고

   내려올 때는 이 또한 서쪽하늘로 숨어 버린답니다.

   그런저런 모습들을 대하면서 느껴온 생각은

   새벽은 밝아오는 것을 뜻하지만

   의외로 소멸하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지요.

 

   별빛이 그러하고

   달빛이 스러지고,

   또 어둠이 차츰 소멸 되지요.

 

   밝음과 어둠이 같은 공간에서 교차하는

   처음과 끝을 만나는 시간이 되기도 합니다.

 

   그 처음과 끝남이 공존하는 시간 속에

   서 있는 제가 어느 땐 자랑스럽기도 하지만요

 

   때로는 나를 시작해 보기도 하고

   끝내 보기도 한답니다.

 

   어제 아침 새벽 산을 내려오는데

   허공에 거미가 있는 거예요.

   아 . 글쎄, 저 거미는 거미줄을 투명으로 만들었나 봐요.

   한순간 거미만 달랑 허공에 떠 있는 것처럼 보였으니요.

 

   요즈음 아이돌처럼 춤을 잘 추는 거미인가 보다고

   신세대 거미라 명명하고 얼른 사진을 찍는데

   움직이지 않고 포즈를 취해 주었어요.

 

   저 거미는

   이 새벽에 무엇이 소멸되고, 무엇이 시작한다고 바라보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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