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식탁 옆에 걸어둔 달력을 바라보니
8월 7일 옆에 무어라 메모가 되어있다.
무어지? 하며 자세히 바라보니 그곳에는 연필로
“매실 섞는 날” 이라고 쓰여 있었다.
아, 오늘이 매실효소 담근 지 50일째로구나 하는 생각이 퍼뜩 떠올랐다.
설탕과 매실을 1:1 로 재여 두면
설탕이 가라앉기 때문에 한 번씩 저어주어야 하는데
그 날을 이렇게 적어 두었던 것이다.
매년 담그는 매실효소는 그냥 마음을 부자로 만들어 준다.
커다란 김치통 두 개에 담아 논 매실통을 조심스럽게 열어보니
아, 어느새 즙이 그득 고여 있다.
신기하였다.
단지 설탕과 매실만 담아 두었을 뿐인데 이렇게 즙이 되다니…
설탕에 재여 놓지않고 매실만을 그냥 상온에 이렇게 오래 두었다면 벌써 썩었을 터 인데
그 하나도 썩지 않고 이렇게 싱싱한 상태로 즙을 내다니 그저 신기할 뿐이다.
발효라 하던가?
발효는 과학이다.
우리는 흔히 효소를 만들 때 설탕을 사용한다.
설탕이 몸에 좋지 않기 때문에 거부감을 가질 수 있지만 전혀 그럴 필요가 없다.
일단 설탕과 매실을 섞어두면
설탕은 매실에 들어있는 미생물들의 먹이가 되어 미생물이 증식한다고 한다.
설탕의 성분인 자당은 미생물들의 타액 속에 들어있는 아밀라아제효소의 작용으로
분해되어 천연당인 과당으로 바뀐다.
즉 매실이 발효하는 동안
설탕은 효소가 살아있는 과당과 포도당으로 변해있기 때문에
우리 몸에 이로운 효소로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효소 음료는 우리에게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과 미네랄을 공급해주는 식품이니
이 더운 여름에 효소 희석한 음료수를 많이 마셔야 겠다.
지금 음용하는 매실발효액은 작년에 담았던 것이니
지금 통에서 열심히 숙성중인 매실액은 내년에 마음껏 먹을 수 있을 것이다.
내 손으로 만들어 식구들이 이롭게 먹을 수 있다니 !!!
이내 뿌듯함이 밀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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