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광복절~~
아침 일찍 베란다에 태극기를 달고 난 후, 휴일 나들이를 하였다.
관광이나 피서 목적의 나들이가 아닌
우리 부장이 새 아파트로 입주하였기에 다녀오기 위한 나들이이었다.
경기도 오산까지 가는 길,
고속도로를 타고 가는 길은 여유롭게 달릴 수 있었지만
남쪽으로 내려가는 고속도로는 아침부터 정체가 되고 있었다.
연휴를 틈타 막바지 피서를 다녀오려는 피서객들의 행렬일 것이다.
어머나~~ 다시 내려갈 일이 걱정되었다.
하여 조금 돌아가자 하며 택한 길이
서해대교에서 당진 쪽으로 빠져나가자 했고
그 틈에 공주의 마곡사에 들렸다가자고 하였다.
천년고찰이라는 이름만 전해 들었을 뿐~
여태 찾아가지 못한 마곡사,
엄청 더운 날씨에, 또 길 위에서 정한 행보였기에
차림도 정장에 구두였는지라
어설프기만 한 마음가짐이어서 대충 둘러보자 작정하였다.
산 속 깊은 곳에 자리한 마곡사 가는 길은
계곡이 끊이지 않고 이어져 있었다.
계곡에는 피서 온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지만
울창한 나무들은 그들을 모두 포용하고도 여유로웠다.
서해대교
하늘은 가을을 품었다.
하늘의 구름이 예쁜 날에는
내 마음도 예쁘게 바라보고 싶다.
내 마음 뿐이 아닌
세상의 모든 것들이 나의 감성을 뚫고 들어와 버무려진다.
그동안 내 팽개쳤던 내 자신의 생을
너그럽게 용서해 주는 그런 마음이 구름처럼 부풀어 오른다.
마곡사 일주문
멀리 연화교가 보인다.
한참을 돌아가서 저 다리를 건너야 대웅보전과 5층 석탑을 만날 수 있다.
시원한 그늘을 내려주는 나무들의 가지런함이 참 예쁜 길이다.
연화교를 건너자마자 눈에 들어온 풍경은
단청이 바래고 바랜 대광보전과 대웅보전이 우람한 나무 사이로 보인다.
마치 2층 건물처럼 보였다.
연화교 주변의 고색 짙은 나무들~~ 수형이 참 아름다웠다.
의미를 깊이 새겨 보기엔
오늘의 내 마음가짐이 너무 부족하였다.
더 좋은 날, 다시 한 번 찾아와
역사와 함께 깊은 뜻을 새겨보기로 다짐하며 돌아섰다.
주차장까지 걸어 내려오는데 온 몸에 땀이 줄줄 흐른다.
괜한 허전함에 내 마음 둘 데 없이 허둥거린 시간이었다.
이질풀
영아자
사위질빵
거북꼬리
이삭여뀌
쥐꼬리망초
매듭풀
수염가래
좀깨잎나무
- 오가는 길목의 상가에서 -
백일홍
문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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