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태우려 들어오는 배
팽목항~ 난생 처음 듣는 항구이고 처음 와 보는 곳이다. 쓸쓸함이라기보다는 한적함? 아리송한 느낌을 부여 받는다. 여객선대합실은 6,70년대의 촌스러움이 그대로 묻어났다. 시대의 변화를 추구하지 않는 대합실은 어쩌면 배의 움직임에 따라 일상을 움직일 수 있는 섬사람들의 기지를 닮아 있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벽에 붙어있는 배의 시간도 우리가 문의했던 시간과 다소 차이가 있었다. 창구에 아무도 없으니 달리 확인해 볼 수도 없고 시간이 될 때까지 기다려 볼 수밖에… 부두에 서서 먼 바다를 바라보니 크고 작은 섬들이 안개 속에서 제 모습을 보였다 숨겼다 하기를 반복한다.
조금 일찍 도착한 덕분에 안내판도 읽어보며 부두 주변의 풍경들을 담으며 배회하노라니 한 주민인 듯싶으신 분이 배의 일정을 알려주신다. 우리가 타고자 한 배는 곳곳의 섬들을 들렸다 가는 배이기에 관매도까지는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고 하신다. 우리는 깜짝 놀랐다. 일찍 들어갔다 일찍 나오려한 계획이 빗나갔기 때문이다. 우리의 걱정을 들으시던 아저씨께서 하나의 방법을 알려주신다.
지금 출발하려하는 배로 차를 가지고 조도까지 가서 내린 다음 조도를 일주하고, 조도에서 12시 40분에 출발하는 배를 타면 곧바로 관매도에 들어가니, 그 배를 이용하면 시간 허비 없이 알뜰한 섬 여행이 될 거라고 알려 주신다. 우리는 그렇게 하기로 하였다. 그분은 배에 종사하시는 분이 아님에도 그곳에 오래 계시니 여행객들의 심리를 금방 파악하시는 것 같았다. 배를 타려오는 사람들이 차츰 많아지고 있다.
저 멀리서 섬 사이를 뚫고 배가 들어오고 있다. 대합실에서는 그제야 표를 구입하라고 안내방송을 한다. 역시 배가 있어야 움직임이 있는 사람들~· 어떻게 생각하면 배가 없으면 표를 팔지 않겠다는 참으로 정확한 사람들이다.
배에 오르니 여행의 실감이 난다. 남해에 이렇게 많은 섬들이 있음에… 놀랍다. 바다위에 솟은 듯, 떠 있는 듯, 망망대해의 섬들! 비록 사람들이 살지 않는 무인도일지라도 그곳들은 제 몫을 톡톡히 해 내고 있다. 풍경으로, 아리따운 자태로 망망대해를 오가는 배들에게 반가움을 안겨주는 존재며, 또한 새들의 쉼터가 되어 줄 것이다. 아, 그 섬들 위에 오롯이 서있는 송전탑이라니! 아마도 사람들이 살고 있는 섬으로 보내는 송전탑의 중간 연결점이 되어 주고 있는 듯싶다. 저 무인도가 없었다면 그 길고 긴 전선을 하마 이어 갈 수 있었을까.
또한 온 몸으로 바람과 거센 파도를 받아내어 사람 사는 섬들에 부드러운 바람과 약한 파도를 건너가게 하고 있을 것이니 참으로 고마운 존재다. 바다 한 가운데의 섬을 바라보며 낭만적인 무엇만을 끄집어 내려하는 내 마음을 가만히 나무라는 섬들이 참 정겹다. 바다 속 작은 섬들과 조근 조근 이야기 나누며 있노라니 어느새 조도라 한다.
팽목항의 등대
또 다른 섬으로 가려는 배
낙석 방지를 위한 철망 속에서 핀 원추리,
여행객들에게 애잔한 마음을 보내고 있다.
아! 섬, 섬들~~
조도대교가 보인다.
멀리 보이는 작지만 아담한 섬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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