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대교
삶을 살아가며 일상을 떨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어렵게 만든 시간을 보람 있게 만드는 일 또한 쉬운 일이 아니다. 모처럼의 시간을 후회 없이 만드는 일, 도전하는 자의 몫이 아닐까?
진도에 한 번 다녀오자는 남편의 말이 있었고, 그에 진도에만 다녀오기에는 하루가 아깝다는 의견을 내 놓았다. 그렇게 우리는 진도를 거쳐 관매도를 다녀오기로 하고 일요일 아침 이른 시간에 집을 나섰다. 초여름의 이른 아침은 잠을 일찍 깬 아이들처럼 싱그러웠다. 그 틈을 타고 스치는 들녘의 풍경은 언제보아도 평화로움을 안겨준다.
근 세 시간을 달려 진도대교에 도착, 잠시 내려 주위의 풍경을 만나보았다. 울돌목해협인 이곳은 이순신장군의 명량대첩으로 유명한곳 아닌가. 차에서 내려 진도대교 아래를 흐르는 바닷물을 지켜보았다. 어쩜 정말 물살이 예사롭지 않았다. 소용돌이치며 사납게 흐르는 물줄기였던 것이다. 나는 순간적으로 옆의 남편에게 이 강이 무슨 강이냐고 물었다. 남편 하는 말, 창피해서 나하고 같이 못 다니겠다고 한다. 왜냐고 물으니......
지금 우리는 남해바다를 바라보고 있는데 무슨 강 이름을 묻느냐는 것이다. 정말!! 나는 그런가? 하며 한참을 생각해야 했다. 바다의 해저 깊은 곳의 물살의 세기가 어떨지 모르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바다위의 물살은 거의 흐름 없이 파도만 일렁일 뿐이라는 의식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하여 나는 이렇게 힘차게 흐르는 물줄기는 강이나 계곡물이 아닐까하는 혼돈 속에 빠져 들었던 것이다. 그만큼 진도대교 밑의 바닷물은 빠르게, 또 급격하게 휘돌아 흘러 내려가고 있음이었으니… 그 흐름을 눈여겨보고 그에 적군을 끌어들여 승전보를 울린 이순신장군! 그에 기념비적인 유적이 곳곳에 있었다.
비록 남편에게 창피한 사람이 되었지만 이순신장군의 그 지혜를 확인해 본 시간이었으니 서운하지 않았다. 그곳을 떠나 우리는 곧장 팽목항으로 달렸다. 진도의 다른 곳을 둘러보기에는 배 출항시간이 촉박했기 때문이다. 육지나 다름없는 진도는 언제든 쉽게 와 볼 수 있지만, 섬을 찾아가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잖는가. 우선순위로 작정한 일이다.
거센 조류가 흘러 물속에 교각을 세우기 힘들기 때문에
양쪽 해안에 각각 강철교탑을 세우고
강철 케이불로 다리를 묶어 지탱하는 사장교 형식을 취했다고 한다.
물이 휘돌아 내려가고 있었다.
저 물살이라니~~ 눈으로 확인하니 놀랍기만 하다.
이순신장군의 업적을 그리며 조성한 관광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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