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단상(短想)

6월, 그 이름은 여름

물소리~~^ 2013. 6. 1. 10:54

 

 

 

 

 

 

 

 

      봄은

      3월을 타고 와서

      6월을 타고 떠났습니다. 

 

      여름이 타고 와

      내린 빈 배에

      조용히 앉아 떠나갔습니다. 

 

      왠지 서럽게 왔다

      서럽게 떠나는 봄인 것처럼. 

 

      봄을 떠나보내는 마음으로

      구두 가게에 들러

      앞 코가 뚫린 정장구두와

      막 신어도 편한 샌들,

      그리고 사무실에서 끌고 다녀도

      소리가 나지 않는 우레탄 샌들을 장만했습니다. 

 

      또 밤에는

      늦은 시간까지 옷장 순서를  뒤바꾸는 일을 했습니다.

      이미 세탁해 놓은 길고 두꺼운 옷은 깊숙이 밀어 넣고

      짧고 얇은 옷들을 가시거리 안으로 내어 놓았습니다.

 

      그 와중에 묻어나는 먼지며

      쓸데없는 것들을 쓰레기봉투에 넣어 버리고

      깨끗이 빨아놓은 걸레로 박박 닦기를 신나게 했습니다.

      닦을수록 개운해지는 마음은... 

 

      봄은 그렇게

      내 안을 채우지 못하고 떠나면서

      개운한 마음으로 여름을 맞이하라 일러주고 갔습니다.

      모두 봄이 주고 간 선물이었습니다. 

 

      아, 그리운 봄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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