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단상(短想)

봄비 내리는 날

물소리~~^ 2012. 3. 23. 11:20

 

아!! 이 봄 내음!!

밤새 내린 빗물이 작은 웅덩이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그 웅덩이는 아마도 이 빗물을 고요히 품고 있다가

새싹들이 파릇파릇 고개 내밀 때 힘들지 않게 하려는 게지요.

 

촉촉하게 젖어있는 땅의 숨결들이

내 마음을 맑게 일으켜주는 산책길에서

작은 법석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땅 속 싹들의 들썩임이 들리는 듯싶으니

내 마음까지도 들썩입니다.

 

산책길의 곧음과 굽어짐,

혹은 산길의 오르막과 내리막의 변화를

조금도 힘겨워하지 않는 이 봄기운은

축 쳐진 내 어깨를 펴주며 나를 채찍질합니다.

 

문득 내 발밑의 땅속에 있을

새싹들은 어떤 모습 일까가 궁금합니다.

아마도 제각각 다른 모습이겠지요?

땅속의 모습이 이렇듯 제각각일진대,

우리 사람들의 뜻과 생각도

다 다르고 차이가 있음은 당연한 일이지요.

나와 다르다고 무시하고, 멀리한다면

혼자만 살아야하는 그런 불편함이 있을 겁니다.

그래요 나 아닌 타인을 인정하며 살아가는 것,

어렵지만 한편으로는 참 편한 일이기도 합니다.

 

나 그렇게

나와 인연을 이룬 사람들과

한없는 편안함으로 기억하며 살아가고 싶다 다짐하니

숲의 친구들이 함성을 지르며 저를 응원해 주더군요.

그들은 분명 자신들의 환호일 뿐일 텐데

저에게는 저를 응원하는 것처럼 들렸답니다.

 

집으로 돌아와

차 한 잔을 들고 부엌 쪽 뒤 베란다에서

부드러운 곡선으로 연이은 산등성을 바라보니

안개에 가린 어슴푸레한 각기 다른 모습으로 내게 다가옵니다.

선명하게 바라볼 수 없는 산의 모습에서

모든 것을 싹 감추어 버리고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으나

내 마음 안에는 그곳에 자리한 나무들이 세세히 보입니다.

 

그야말로 한 폭의 그림입니다.

화가라면 당장이라도 화선지에 옮기고 싶은 그런 풍경이

잔잔하게 내 마음속을 파고드니,

오늘 하루도 이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어 참 좋습니다.

 

봄꽃들이 세상구경할 날에 들뜨듯이

내 마음도 조근 조근 들뜨는 봄비 내리는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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