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21일, 이른 아침부터 비가 내리고 있다.
비에 실려오는 촉촉한 기운과 내음은 나를 차분케 해 준다.
올해 유난히 오동나무가 많이 보이는 뒷산~~
아마도 성장이 빠른 오동나무가 거칠 것 없이 자신을 쑥쑥 키웠을까.
오늘따라 유난히 보라색이 돋보이니 이는 주변의 나무들과 비의 영향이 있을 것이다.
이처럼 우리도 나 혼자의 힘보다는
주위의 영향에 따라 내가 더 돋보일 수 있다는 교훈을 안겨 주는 듯싶다.
봄의 찬란함이 사라지니
나무들은 자신들의 잎을 키우기 위해 탐욕스러울 만큼 햇볕을 받아들였고
그 결과를 세상의 모든 만물에 나누어 주고 있으니 이 계절이 참으로 아름답다.
그냥 힘들다. 바쁘다는 핑계로 내 생활의 리듬을 바꾸었고
이제 조금 익숙해지면서 몸의 컨디션도 좋아지는 듯싶다.
마음속에 맴돌고 있는 여행의 여운을 잠깐씩 비공개 저장을 해 두었었다.
5월이 끝나기 전 정리 해 보고 싶다.

신화가 역사가 되어 이어져 오는 그리스의 여행을 늘 꿈꾸어 왔다
웬만한 유럽은 다녀왔기에 이번 여행지로 그리스를 선택하는 데는 망설임이 없었다.
세계사 시간을 통해 배웠던 그 나라의 역사,
개인적으로 그리스 로마의 신화를 무던히도 읽으며 신화는 현재도 살아 있다는 느낌으로
언제든 꼭 가보고 싶었던 나라!! 만나는 순간은 얼마나 감탄일까!!!
어느 한 나라를 여행하려 계획을 하면 호기심 가득한 마음으로 그 나라에 관한 책을 읽어보고 했다. 하지만 이번 그리스 여행은 떠나기 전 여러 분주한 일들이 계속 겹쳐 그 과정을 거치지 못했다. 다만 오래전에 읽은 ‘그리스인 조르바’라는 책의 독후감을 다시 읽었다. 그 당시 내용에 감동하여 작가에 대한 무한 호기심이 일었고, 그의 작품 몇을 더 읽었던 기억도 함께 떠올렸다. 작가의 이름은 니코스 카잔차키스다. 그는 작가이면서 시인이기도 하고 정치인이었다.

12시간이라는 긴 비행시간에 그리스의 대문호라 불리는 이 작가를 떠 올린 것은 순전히 내 몸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우리의 출발 비행시간은 오전 10시 15분, 공항에 7시까지 도착해야 해서 공항 리무진 버스를 새벽 3시에 탔다. 긴 비행시간에 잠을 자려고 꼬박 밤을 새우고 공항에 나갔다. 모든 수속을 마치고 비행기에 탑승했다. 잠을 잘 잘 것으로 생각했는데 웬걸 내 몸은 아우성치기 시작했다. 이렇게 앉아도 저렇게 앉아도 몸이 편치 않았다. 좁은 비행기 좌석에 내 몸이 반항하는 것 같았다. 계속 뒤척이는 나에게 옆에 앉은 남편이 왜 그러느냐고 묻는다. 이때 문득 카잔차키스의 시 한 구절이 떠 오른 것이다. ‘몸부림을 계속하라’였다. 자기네 나라에 오려면 몸부림을 쳐야 한다는 뜻일까? 그렇다면 어쩔 수 없는 일! 받아들이기로 하면서도 몸부림은 계속되었고 이 영향은 여행 일정 2일까지 야기되었다..









비행기 환승시간까지 합쳐 16시간의 비행 끝에 그리스에 도착한 시간은 현지 시간으로 밤 9시가 넘었고 모든 수속을 마치고 숙소에 도착한 시간은 밤 10시가 훌쩍 넘어 있었다. 바로 짐을 풀고 간단히 씻고 잠을 청했지만 역시 잠을 잘 못 이루었다. 방 천장의 둥그런 등이 눈을 감으면 빙글빙글 돌면서 내게로 떨어지는 환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그러다 어느 순간 살짝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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