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은 나에게 얽히고설킨 미로를 내어준 듯싶다.
미로 위에 서서 갈 길을 잃은 사람처럼 서성이는 나에게 친구가 손길을 내민다.
市에서 제공하는 여러 생활 프로그램을 이용해 보라고 한다.
이것저것 알아보았지만
수십 년 동안 열과 성의를 다해온 생활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나에게는
왠지 어색하다는 마음이 앞서며 용기를 꺾는다.
1)
친구는 마지막으로 한 단체를 소개해 준다.
개인이 설립한 인문 학당이라는 단체다. 인원은 약 40명쯤인데
학당은 다시 취미별 동아리로 구분해 활동을 하고 있다.
우선 인터넷으로 학당을 둘러보니 한 동아리에 7~8명의 회원으로 구성되었는데
문학이 중심이 된 학당은 장외 활동은 물론
유명인사들의 초청 강연을 주기적으로 하고 있으니 그에 참석하는
회원들의 열정과 재주, 거칠 것 없는 패기에 나는 또 한 번 주춤거렸다.
친구에게 미안하기도 하여 동아리 중, 감히 글 쓰는 방에 들어갔다.
총 7명이 활동하고 있는데 1주일에 한 주제를 정하고 그에 대한 글을 쓴 후,
월요일 오전 두 시간에 서로의 글을 읽고 잘잘못을 짚어주는 시간을 가진다.
처음 시간을 참석한 후, 나는 여태 내가 티스토리에 글을 올리면서
주먹구구식으로 글을 쓰고 있음을 인식했다. 부끄럽기도 했다.
지적은 스스로도 느끼고 있었는데 쉽게 버릇을 고치지 못하고 있었다.
지적받은 글을 다시 써서 제출하고 다음 주제에 들어가려면 시간이 부족했다.
2)
며느리가 둘째를 임신했다.
첫째의 이유식에 온갖 정성을 들이는 모습에 감동하였는데
첫째보다도 더 심한 입덧을 하느라
돌쟁이 유아식을 제대로 해 주지 못하고 있는 것을 알고
저염식 유아식을 만들어 주기 시작했다.
저녁 늦게 만들어 아침에 가지고 가는 일은 재밌기도 했지만
시간에 쫓기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토요일마다 만나는 손자는 제법 남아다운 면모를 보여주니 이쁘기만 하다.
3)
수영은 이제 평영을 잘할 수 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박자를 맞추어 나갈 수 있으니 다행이다.
강사는 여러분은 수영 선수가 아니고 영법을 배우는 수영이니만큼
빠름보다는 정확한 자세를 천천히 익히는 것을 강조한다.
천천히 익히면서 폼을 잡으라 하고. '째'를 내라 하니 재밌게 배우는 중이다.
5월 한 달 더 평영을 배우는 것으로 접수해 놓았다.
4)
4월 12일 일요일에 하추자도를 다녀왔다.
4년 전 상추자도에 다녀오면서
하추자도를 돌아보지 못한 아쉬움이 내내 남아 있었다
여객선 운항이 재개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새벽 3시 30분에 출발하여 진도항에서 8시 출발하는 여객선을 타고 들어가
밤 10시가 넘어 집에 도착하는 강행군이었다.
5)
동네 뒷산의 봄을 만나기도 했고
호수의 벚꽃 터널을 걷기도 하면서
티끌만큼의 봄을 체험하기도 했다.
우리 집 학난이 처음으로 꽃을 보여주었다,
비싼 몸값을 알려 주기라도 하듯
밤에 살짝 피고 낮에 꽃을 지우고 스스로 떨어졌다
그 자리에서 또 한 번의 꽃을 피우니 신기하기도 했다.
6)
5월 초에 해외여행 일정이 있다.
남편 생일을 맞이해 이제 마지막 해외여행이라는 의미를 두고
지난 1월에 예약했는데 중동지역 상황으로 불안하여 눈치만 살피다가
여행지역은 별문제가 없다 하니 진행할 것이고 마지막 잔금까지 냈으니
이제 빠져나올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이 또한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다.
이런저런 일로 내 몸은 포화상태가 되어버렸다.
그러느라 익숙했던 길을 놓치고 있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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