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단상(短想)

노박덩굴 열매를 바라보며

물소리~~^ 2025. 12. 17. 11:17

 

 

▲ 노박덩굴 열매

 

한 식물의 일생 중 가장 아름다운 시기가 꽃이라 예찬을 하지만

초겨울 차가운 날, 꽃보다 더 아름다운 벌거벗은 모습의 열매를 만났다.

허름한 곳에서 자라는 저들의 모습을 볼 때마다

지나치지 못하고 이들의 삶을 기웃거려 보곤 한다.

내가 노박덩굴의 열매를 유독 관심으로 바라보는 까닭은

젊은 시절 직장 생활하면서 사무실에 꽃꽂이하기 시작할 무렵이었다

나는 꽃꽂이 전문가도 아니고, 누가 시키지도 않았지만

월요일이면 어김없이 꽃을 사 들고 가서 사무실에 꽂아두곤 하였었다

 

 

어느 날 꽃집에서 낭창거리는 노박덩굴 열매 줄기를 보고 얼른 구매했다.

사무실 화병에 꽂고 남은 줄기를 집으로 가져와 방에 꽂았다.

그 당시는 노박덩굴을 까치밥이라 불렀었다.

그날 밤 잠을 자는데

꿈인가 생시인가 무언가가 톡! 톡! 나를 깨운다. 잠결이었지만

너무나 조용한 부름에 나는 눈을 뜨면서 천천히 사위를 살펴보았다.

어둠 가득 밀려오는 허공에 눈을 돌려 보았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은데

또다시 톡, 톡, 나를 부른다. 무얼까… 누운 체 가만히 귀 기울여 보니

아, 내 머리맡 책상 위에서 나는 소리였다.

나는 반가운 마음에 몸을 일으켜 앉았다.

노박덩굴이 스스로 제 노란 껍질을 톡톡 터트리며 빨간 열매를 내보였던 것이다.

따듯한 방에 들어와서 안도하는 소리일까 아니면

추운 거리에 남겨 두고 온 친구들이 그리워서일까.

그들은 도란도란 정담을 나누며 여념이 없었는데

그만 내가 불청객으로 끼어들었나 보다.라는생각으로 밤을 지새운 젊은 날의 추억이다.

 

 

 

노박덩굴을 만나면 늘 나의 추억이 슬며시 고개를 들고 나를 추켜세운다.

그 시절의 행복함이 밀려와 내 마음을 가득 채워주는 것이다.

내 인생 최고의 절정기라 스스로 명명한 시절~

하여 나는 노박덩굴이 참 좋다. 열매의 옷매무새가 참 예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