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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들이 찾아 왔던 복천암

물소리~~^ 2024. 11. 15. 20:56

 

▲ 부도탑(수왕화상탑 과 학조화상탑)

 

세심정에서 조금 더 가파르게 오르다 만나는 오른쪽의 길 끝에 있는 복천암은 법주사의 산 내 암자다.

조선 세조가 피부병을 치료하기 위해 두 고승과 함께 3일 기도를 올린 후

세조길의 목욕소에서 몸을 씻고 피부병이 나았다 해서 더욱 유명하다.

 

 

살금살금 걸어 복천암으로 들어서서 막 지나치는 스님을 만났다.

으레 합장하면서 인사를 하는 법이거늘,

나도 모르게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고 말았다

아차 싶은데 스님은 어서 오세요~~ 한다. 근엄할 줄 알았는데~~ 혼자 안도한다.

 

▲ 오른쪽 끝 지붕과 기둥이 보이는 곳이 석간수의 수각

 

역사가 깊은 암자이기에 고색창연함을 기대했는데 완전 현대식 건물이다.

이 자리에서 복천암이라는 이름으로 지내 온 세월은 1,300년이 넘었지만

그간 여러 번 중건되온 까닭이리라

 

 

이 깊은 산 속 암자에 왕들의 출입이 잦았던 곳이라니~~

그 시절 이 깊은 곳까지 왕들은 어떻게 왔을까.

중심건물인 극락전의 무량수는 고려 공민왕의 친필이라 했는데 찾아볼 수 없다.

하니 공민왕도 이곳에 머물면서 스님의 법문을 들었을까.

 

조선 시대 세종은 종종 암자의 신미대사를 궁으로 불러들여 법문을 듣고

한글 창제 시 집현전 학자들에게 범어의 자음과 모음 체계를 설명하게 했다고도 한다

하여 한글이 반포된 후

세종은 신미대사의 숨은 공로에 마타삼존상을 조성 봉안케 했다 하니

한글 창제에 지대한 공을 세운 암자이기도 한 것이다.

 

세조는 아버지인 세종대왕 시절 집현전 학자들에게 범어를 강의하던 신미대사를 존경했고

그에 피부병으로 심신이 괴롭고 지칠 때면 이곳 복천암의 신미대사를 찾았다고 한다.

 

복천암을

가만가만 돌아보니 어디선가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린다.

문득 세조가 마시고 물맛이 좋다고 감탄했다는 석간수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석간수의 수각은 육영수 여사 어머니이신 이경령 여사가

박정희 대통령에게 시주금을 받아 시주한 것이라 하니

이곳 복천암은 우리 역사의 왕과 임금이 왕래하고

그리고 대통령까지 마음 함께한 곳이지 않은가!!

 

▲ 복천암은 석간수에서 유래 되었다고 함



역사를 품은 세월은 바람처럼 휘몰아치며 오기도 하고

강물처럼 순하고 부드럽게 때론 흙탕물이 되어 떠내려가기도 한다.

깊고 깊은 산 속의 암자도 그렇게 세월을 타고 흐르며

이제 관광지가 되어 화려함으로 변신하기도 하지만

그 깊고 깊은 속내에 품은 현자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면 찾아가고픈 마음이 일렁인다.

 

왕들이 다녀가고 관심을 가졌던 복천암을 이제 만나고 보니

이 가을이 다정하다.

아주 짧은 시간이었지만 현세를 잊고 머언 시간의 왕을 알현한 시간이었다

하여 이곳을 진정 속리(俗離)라 했을까.

 

 

 

 

▼세조길에 있는 목욕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