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9일 월례 산악회 등산일이다
친구가 꼭 가자고 하면서 신청을 했기에 함께 다녀왔다
일 년 12번의 산행 중 겨우 4번째 참석인데
3번 미만 참석 시 탈락되는 위기에서 겨우 면 했다.
경북 청송의 주왕산이니 이곳에서 먼 거리라서 새벽 5시에 출발했다.
4시간여 달려 도착한 주왕산은 예전 2014년에 올랐던 산이었다.
오늘은 2팀으로 나뉘어
1팀은 주봉에 올라 폭포를 돌아오는 팀이고
2팀은 산행이 어려운 사람들의 팀으로 폭포까지만 왕복하는 경우다
나는 1팀에 합류하고 친구 둘은 2팀에 합류했다.
주왕산은 726m의 높이인데 예전에 다녀올 때는 힘 하나 안 들이고 다녀왔는데
이번에는 엄청 힘들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오르는 길 대부분을 데크로 만들어 놓은 가파른 길이었기 때문이다.
이건 변명이고, 이제 나이를 속일 수 없다는 게 진실임을 피해 갈 수 없는 것이다
그나마 위안을 받을 수 있었음은 힘든 것은 나만이 아니었다
모두들 힘들어하다가 주봉에 오른 후 점심 먹고 내려올 때는
모두들 살 맛난다고~ 이 맛에 산을 오른다며 즐거워한다.
걷느라 풍경도 제대로 바라보지 못했지만 진정 올해 단풍은 꽝!이었다.
겨울산을 오르는 느낌이었다
그나마 폭포가 있는 계곡 주변의 나무들은
나름 최선을 다 하려는 모습으로 빛을 띠고 있었지만
말라비틀어진 잎을 보여 줄 뿐이었다.
단풍 없는 가을 산이었지만
때 이른 푹신한 낙엽길을 걸으며 특별함도 느낄 수 있었고
화창한 가을 하늘아래 주왕산이 품고 있는 기암괴석을 만날 수 있었으니
내 등뒤에 쏟아지는 가을 햇살은 이만하면 괜찮지 않느냐며
내 등을 토닥거리며 그림자를 내려준다.
살아가며 한 단면만을 바라보기보다는
두루두루 돌아보라는 엄중한 자연의 경고이지 않았을까
참으로 오랜만에 정겨운 가을 한 자락을 만나고 온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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