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전통시장에 가서 마늘 한 접반을 샀다.
마늘 까기가 너무 번거로워 육 쪽 마늘을 찾아 나선 길이다.
마침 마음에 드는 마늘을 만나 사 가지고 돌아오는 길 내내
알이 굵은 마늘은 아마도 마늘종을 뽑히고 꽃을
피우지 못한 마늘일 것이라 생각하니 마늘 꽃이 몹시도 궁금하였다.
사무실에서 여직원과 이런 이야기를 나누었었는데
오늘 아침 사무실에 도착하니
페트병에 웬 미끈한 줄기 끝의 보랏빛 꽃이 꽂혀있다
알리움??? 일까 했는데
여직원이 어제 오후 늦게 시댁에 가서 가져 왔단다.
화단가에 마늘을 심어 놓았는데 꽃이 피었다고 하셔서 일부러 가져 왔다고 한다.
세상에 이렇게나 탐스럽다니~~
아직 활짝 피지 않았는데 자잘한 봉오리들이
와르르 꽃을 피우면 얼마나 더 탐스러울까!
씨앗을 튼실하게 만들도록 꽃대가 뽑혀 나가는
아픔을 잊으며 살아가노라면 이리도 예쁘고 당당한 모습일 것이라니
오늘은 종일 마늘 꽃과 눈 맞춤 하느라 즐겁다.
나의 무엇으로 이토록
누군가를 즐겁게 해 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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