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단상(短想)

노랑이 무르익어가는 산책길

물소리~~^ 2022. 5. 27. 14:59

 

 

 

   퇴근 후, 저녁식사를 마치고 설거지하는 동안

   내 눈은 자꾸만 디지털시계로 향한다.

   요즈음은 해가 늦게 지니

   조금 여유롭게 나가면 호수변 산책로의 풍경을 환한 모습으로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재빠른 움직임으로 설거지를 마치고 양치하고 차림을 하고

   대개 7시에서 7시 20분 사이 집을 나선다.

 

   밖에 나와 숨을 한 번 길게 들이마시고 내쉬면 왜 그렇게 편안한지…

   마치 속세와 피안 사이를 넘나든 느낌이다.

   룰루랄라 주택가를 지나 큰길을 건너면 바로 호수공원에 닿는다.

   공원 주차장에서는 이미 시작한 에어로빅 강사의 구령이 야무지다.

   나를 유혹하는 음악소리를 뒤로하고 호수를 만나면

   호수주변에는 함초롬한 노랑붓꽃(꽃창포)이 지천이다.

 

   저들은 어떻게 때를 알고 저리도 날렵한 맵시의 꽃을 피울 수 있을까

   살며시 쪼그리고 앉아 폰 카메라를 꽃 위에 올려본다

 

   아직 돌돌 말려있는 봉오리는 영락없는 붓이다.

   아마도 저 붓끝에는 노랑물감이 잔뜩 묻어있을까

   그리하여 일필휘지하여 저 고운 꽃잎을 그려내고 있겠지

   얼마만큼 연습을 해야 저리도 신비로운 꽃잎을 그려낼 수 있을까

 

   창포 옆에서 새로 올라오는 연잎들도

   창포 따라 제 붓 끝에 침을 묻혀 연습 중이다.

   넘 귀엽다.

   그래 무어든 잘 하려면 연습이 제일 중요하지

 

   하지만 삶에는 연습이 없구나.

   날렵한 창포의 붓끝에

   내 삶의 무게를 살짝 내려놓아야겠다.

   그러면 내 삶의 연습시간도 주어지겠지… 그래 열심히 연습하며 살아가자!

 

   참 걷기 좋은 날이다.

 

 

 

 

 

▲ 이곳은 노란 금계국이 한창이다.

 

▲ 새 잎을 내밀기 시작한 연, 그리고 꽃창포

 

 

▲ 연들도 창포따라 붓을 올려 맹 연습 중~~

 

 

▲ 공부하기 싫은 오리는 혼자 놀이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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