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바뀌어가고 있다.
참으로 오랜만에 뒷산에 올랐다.
아, 얼마만인가.
한낮이지만 인적 없는 야트막한 우리 뒷산의 오솔길은
나만의 산책길이 되어 나를 맞이 한다.
내가 걷는 순간 이 길은 나의 길이고 늘 새로운 길이다.
두 달 여 동안 나의 마음 바닥이 드러난 까닭인지
가벼운 바람에도
상처를 건드리는 쓰라림에 주저앉아 부등켜 안곤 했던 나를 다독여 준다
자연은 바뀌는 계절에 맞춰 한 치의 어긋남 없이
때 늦은 부분을 가차 없이 버리고
계절에 맞는 새로움으로 자신을 키워가고 있다.
멈출 때 멈출 줄 아는 것은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 원칙임을 말없이 알려주는 자연의 삶이보인다.
울 어머니의 고통 어린 삶의 여정도,
그 모습을 감내해야하는 내 삶의 여정도,
자연의 삶의 이치에 끼워 놓고 쓰라림을 내려놓고 싶다.
제 모습을 보여줄 때를 잊지 않고 살아가는 잔잔한 꽃들!
하마터면 이 정겨운 이름들을 불러주지도 못하고 계절을 지날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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