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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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타리 꽃지고 열매를 맺다.

물소리~~^ 2021. 8. 17. 14:43

▲ 하늘타리

   

  “아빠가 세상을 뜨신 지 1년 만에 엄마도 돌아가셨다.

   나는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살게 되었다. 이때 내 나이 다섯 살이었다.”로 시작하는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남북전쟁 이후, ‘작은나무’라 불리는 주인공은 인디언족인 체로키족으로 태어난다.

   하지만 5살 때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체로키족인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깊은 산속에서 할아버지한테 체로키족의 자연적인 삶을 배우며 살아간다.

 

   책 속에 그려지는 자연적인 삶의 형태는

   나의 관심을 깊이 끌어가며 읽기를 멈추지 못하게 한다.

   모든 것을 자연에서 얻으며 자연을 해치지 않는 삶의 방식~

   자연을 대하는 어린 작은나무의 순수한 시선은 나의 마음을 차분하게 해 주었다.

   산 속에서 아침을 맞이하는 장면,

   각각의 계절의 의미를 표현하는 지혜로움은

   현재를 살아가는 나로 하여금 무릎을 탁! 치도록 공감을 불러 일으켜 주었다.

 

   봄은 자연의 모든 것을 정화 시키고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계절이라고 하였다.

   찌는 듯싶은 더위와 함께 쳐 들어온 태풍이 모든 걸 쓸어버릴 때도

   인디언들은 재앙이라 하지 않고 생명을 위한 정화작업이고

   이렇게 정화된 대지 위에 여름이 성숙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가을은 후회의 계절로 모든 식물들이 죽음을 준비하는 시간이란다.

   겨울은 생명이 지고 다음 생을 기다리며 숨겨둔 힘을 잘 지켜 나가는 계절이란다.

 

                              ▲ 하늘타리 열매

작은나무에게는 나쁜 일이라곤 하나도 없었다.

그렇게 생활하다 취학 연령인 9살이 되자

나이 많으신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작은나무의 후견인 자격이 미달이라는 법의 해석에 따라

강제로 산 아래 고아원에 들어간다.

이곳에서도 습관적으로 자연적인 삶을 살아가려는 작은나무는

인디언이란 이유로 갖은 차별을 받는다.

 

그곳에서 학교교육을 받는 과정에서

어느 날 선생님이 사슴 두마리가 시냇물을 건너며 펄쩍거리는 모습이 찍힌 사진을 보여주며

사슴들이 뭘 하고 있는 장면이냐는 물음을 학생들에게 던진다.

모두의 학생들은 사슴의 모습을 보며 제 각각의 답을 냈고

작은나무는 자연에서 보아온 사슴의 모습을 떠올리며

짝짓기하려는 움직임이라는 정답을 내 놓았다.

하지만 선생님은 작은나무에게 추잡스런 학생이라는 굴레를 씌우며

굵은 막대기로 등을 내리쳤지만 작은나무는 꿋꿋이 참아낸다.

 

 

 

 

  이처럼 체르키족의 순수함을 지닌 작은나무를 쭈욱 지켜 본

   할아버지의 친구에 의해

   작은나무는 다시 산 속의 할아버지 곁으로 돌아온다.

   내 마음이 후련해 졌다.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살아가는 일은

   우리가 받는 최고의 축복임을 모르고 그냥 간과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요즈음 절실히 깨닫고 있는 나 자신이다.

 

 

 

▲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 의 마지막도 집으로 돌아오는데.... 울 어머니도 그러셨으면 좋겠다.

   

   94세이신 울 어머니가

   골절로 병원에 입원하신지 어언 한 달 열흘이 지났다.

   골절된 부분이 쉽게 아물지 못하니 계속 병원에 계셔야 하는데

   웬일인지 어머니는 물이나 음식을 거의 잡수시지 않고 계신다.

   자연적인 욕구로 이루어지는 배설을

   당신의 의지대로 자유롭게 하지 못한다는

   그런 절망감으로 잡수시지 않으려 하시는 것이다.

 

   그동안 병원 측에서는 환자에게 영양을 공급해야하는 의무감에서

   보호자의 동의를 얻어 계속 영양제를 투여 하노라니

   이제는 혈관 찾기도 어려운 상황이 되다 보니 콧줄 영양 공급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의식이 뚜렷하신 분인데 콧줄까지 하면

   자존심이 강하신 울 어머니는

   스스로의 자괴감으로 견디시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 우리는 거부했지만

   병원 측에서는 환자를 방치할 수 없다며

   보호자들이 거부해도 의사가 하라하면 해야 된다는 입장이었으니…

   결국 콧줄 삽입한지 오늘로 3일째다.

 

   지금 울 어머니는 그토록 원하셨던 자연적인 삶을 지키지 못하고 계신 것이다.

   당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자연적인 삶의 방식을 거스르면서

   당신의 따듯했던 영혼의 날들을 자꾸 잃어가고 계시는 것이다.

 

   내가 어머니께 전 할 수 있는 말은

   “어머니 식사 잘 하시고 빨리 나으셔야 한다” 는 말 밖에 없었으니,

   어머니가 절실하게 바라시는

   ‘집으로 가고 싶다’ 는 소망을 이루어 드릴 수 없으니 공허할 뿐이다.

   그냥 오래 전에 읽었던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이라는 책의 제목처럼

   어머니께서 지금까지 나름대로 지녀 오셨던

   따뜻한 영혼의 날들을 상기시켜 드리고 싶은 아주 작은 마음일 뿐이다.

 

   따뜻한 영혼의 날들의 기억들을 하나씩 끄집어내면서

   당신 혼자만의 마음과 소통 하시면서 지내시면 좋겠다는 마음뿐이다.

 

   내가 학교 다닐 때,

   곧잘 ‘보리밭 사잇길로 걸어가면~~ ’ 노래를 자주 불렀다는

   그런 이야기를 다시 들려주시면 참 좋겠다.

 

   가난했던 시절,

   나의 점심 도시락에 흰 쌀밥을 담아주니

   내가 부엌에 가서 쌀밥을 쏟아 놓고 보리밥으로 싸가지고 갔다는

   나도 기억하지 못하는 이야기를 또 들려주시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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