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지역 신문에, 전주동물원에서 태어난 늑대 5남매가
건강하게 성장해 관람객들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소식이 사진과 함께 실렸다.
우리에게 늑대는 흉포하고 사나운 맹수로 인식되고 있는데
사진 속 늑대 5남매는 사나운 모습을 찾아볼 수 없는 참으로 순한 모습이다.
아메리카 인디언들은 늑대를 영리하고 사회적인 동물이라 하여 숭배했다고 한다.
한자어로는 이리·승냥이와 함께 시랑(豺狼)으로 통칭되었으며 말승냥이라고도 하니
문득 요즈음 한창 꽃을 피우고 있는 낭아초 (狼牙草)가 떠올랐다.
낭아초를 만나보려고
저녁 식사 후, 나선 산책길의 방향을 달리 잡았다
자전거 도로 변 산등성에서 자라는 모습을 매년 바라보고 했는데
올해는 행동반경이 좁아지고 보니
그쪽 방향으로 나설 기회가 없었던 것이다.
꽃을 만난 시간은 7시 30분이 넘은 시간으로 많이 어두워져 있었지만
참으로 예쁜 꽃, 낭아초는 아랑곳하지 않고 씩씩하게
시원한 저녁바람을 즐기고 있었다.
꽃말은 신의(信義), 또한
'사랑의 노래를 부르는 꽃' 이라니
진정 줄기에 나란히 서서
나의 예쁜 모습만 봐 달라며 열심히 노래를
부르고 있는 것처럼 보이나니~~
낭아(狼牙)라는 뜻은 늑대 송곳니라는 뜻인데
예쁜 꽃과 이름에 비해 넘 험한 뜻이 숨겨 있음을 나는 늘 애석해 하였다.
그러다가 가을철에 이 꽃 열매를 만나고는 아하! 하며 무릎을 탁 쳤던 것이다.
열매집이 아주 날카롭고 사나운 모습으로 맺어 있었던 것이다.
그래야만 열매를 지킬 수 있다는 듯이…
순하고 예쁨 뒤에 숨겨진 사나움~~
어린 늑대 남매들의 순한 모습도 그러하고
꽃과 열매의 상반된 모습에서도 그러하다
어쩌면 우리 사람들도 마음 안에
아픈 그 무엇을 알게 모르게 숨기고
자신을 지키며 살아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