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라칸다
이제 하루만 지나면 이곳을 떠난다.
아주 멀리 떠나는 것도 아닌데,
자동차로 15분 정도의 거리일 뿐인데,
아무렇지 않았던 마음이었는데,
문득 하루 남았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참 아련해진다.
늘 보아왔던,
아니 그냥 매일 스쳐 지나던 길을 점심시간에 잠깐 걸어 보았다.
버스정류장 부스를 지키는 피라칸다 나무,
일 년에 세 네 번 들리던 미장원 앞의 벚나무,
군것질의 왕이었던 빵집,
한번 들릴 때마다 20여 통의 우편물을 접수하곤 했던 우체국,
우체국 앞의 붕어빵 아줌마,
갑자기 소화가 안 되어 찾아갔던 작은 의원의 원장님은
지금도 청진기를 꾹꾹 누르면서 진찰을 하실까
주택가 이면도로에 들어서면 만나던 꽃나무들
아, 조금 멀리 보이는 공원 산~
마음만 먹으면 잔잔한 꽃들을 만날 수 있던 공원이 이제는 멀어지겠구나
그래, 우리 거창하게
회자정리(會者定離) 라고 할까
거자필반(去者必返)이라고 할까
▲ 유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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