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명공원
토요일 오전
식구들 모두 각자 일정을 따라 나서니 집안이 휑하다
나에게 맡겨진 이것저것 일들을 처리하고
개운하게 정리된 집안을 홀로 두고
오후 3시가 조금 넘어 나 역시 공원 산을 찾아 나섰다.
공원 산을 찾으면 나는 일부러 등산로를 타고 걷는다.
높이 올라 풍경을 바라보는 재미가 크기 때문이다
천천히 오르다 호수 산책로로 내려서 걷는데
마스크를 한 내 코끝에 향기가 스며든다.
아니! 국화향이 아닌가!!
잰걸음으로 조금 더 걸으니 호숫가에 산국이 흐드러지게 피어있었다.
아! 진정 가을 향기다
내 이 향을 맡지 못해 조바심 내고 있었는데
이곳에서 만나다니~~ 기분이 확 밝아오며 신이 난다.
벌 한 마리가 부지런히 꿀을 모으고 있네~~
나도 벌이되어 국화 향에 빠져 보고 싶었다.
신이 이 세상의 꽃으로 처음 만들었다는 꽃
그래서 우주, 질서를 뜻하는 코스모스일까
살랑살랑 거린다고 살사리꽃이라 한
우리의 마음이 신보다 예쁘다고 말하고 싶어 하는 듯 수줍게 피어있다.
▲ 인디언국화
▲ 제비꽃
봄을 기다리는 그리움의 진한 빛, 보랏빛 마음으로
철모르게 피어난 제비꽃 한 송이
나는 무엇을 저리도 보랏빛 멍이 들도록 그리워 한 적 있을까.
▲ 쑥부쟁이
▲ 구절초
아홉 번 피었다
아홉 번 다시 피어도
제 모습, 제 향기를 잃지 않는 구절초~
외롭게 피어 있다.
▲ 단풍이 고운 남천
기우는 햇살의 하늘을 이고
기우는 햇살에 그림자 길어진 산을 품고
호수도 가을을 품고 있었다.
잎 떨군 나무와 호수는 서로 맞대고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
▲ 등골나물
산등성에는 등골나물 꽃들이 많이 있었지만
생태교란식물이란 선입견으로 사진기를 가까이 하지 못했는데 결국 한 모습을 담았다.
자신은 이 나라에 귀화하여
최선을 다해 살 뿐이라고 조용히 말하고 있는 듯싶다.
하지만 등골나물아~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것도 물론 좋지만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양보하는 마음도 필요하단다.
너의 그 강한 번식력을 줄이고 이웃과 잘 어울려 사는 모습이었으면 좋겠구나
▲ 개머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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