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스 왕궁
리바트 관광을 마치고 우리는 곧장 버스로 3시간 가야하는 페스로 향했다. 이동하는 시간은 모두들 잠을 자느라 정신없다. 시차 때문에도 잠을 못 이루지만 이른 시간부터 여기 저기 다니느라 정신이 없으니 버스를 타기만 하면 절로 잠이 쏟아지는 것이다.
페스의 구시가지는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는 사전 지식이 있어 개인적으로 모로코 중에서 가장 관심을 가지고 기대했던 도시였다. 그런데 페스라는 도시에 들어서자마자 나는 깜짝 놀랐다. 미로의 도시라 하여 매우 낡은 도시를 상상 했는데 첫 인상은 매우 고전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차분하고 지적인 도시처럼 다가왔기 때문이다. 카사블랑카, 리바트보다도 마음에 들었다.
▲ 왕궁 앞 사람들은 모두 우리 일행들~~~
페스 골목길을 들어가기 전, 한 찬란한 건축물 앞으로 가이드가 안내를 한다.
페스 왕궁이라고 한다.
모로코에서 두 번째로 큰 왕궁은 일반인에게는 개방이 되지 않으니 우리는 문 앞에서 문을 바라보며 사진을 찍어야 했다. 왕궁은 안을 보여주지 않는 대신, 문의 위엄으로 왕궁의 모든 것을 보여 주려는 듯 화려했다.
이슬람 양식으로 건축한 건물은 초록색 지붕, 아치형 문, 선명한 아라베스크 문양의 어울림이
더 없이 아름다웠다. 아라베스크는 아랍인이 창안한 장식무늬인데 유럽에서도 유행 되었다고 한다.
▲ 아라베스크 문양
▲ 수직으로 나란한 무늬의 설명을 해 주었는데 생각이 나지 않는다 ^^
이슬람교에서는 우상이 금지되었기에 문양의 여러 형태에 사람과 동물을 그려 넣을 수 없고,
아랍문자와 식물의 줄기, 잎을 도안화하여 무늬를 만들어 넣는다고 한다.
▲ 페스 왕궁 앞 넓은 광장의 정연함이 참 좋다.
왕궁문의 현란함과 광장의 차분한 분위기가 조화롭게 서로를 다독여 주는 것 같았다
▲ 대추야자 열매가 탐스럽게 열렸다.
▲ 대추야자의 성분이 좋아 식용으로 사용하는데
가로수로 식재한 나무의 열매들을 사람들 손길을 피하고자
먹을 수 없는 품종으로 개량했다고 한다.
*********** 페스 골목길 ***********
모로코의 페스는 9세기경 세워진 도시로 그 당시에 수도였다. 지금은 흔히 ‘페스 메디아’라는 명칭으로도 불리는데 메디아는 구시가지 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슬람 국가라면 한 두 곳쯤 메디아가 존재하기도 하는데 페스의 메디아는 당시 외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구불구불 좁은 골목으로 이룩하였다고 한다. 그 골목수가 9,400여개에 달한다고 하니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이 골목길 전체가 예전 모습 그대로 보존 되어 있어서인지 세계문화유산에 등재 되었다고 한다. 가끔 TV에서 소개해 주기도 하였기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여행길에 만날 수 있으니 정말 좋았다.
▲ 위층은 주거지
아래층은 가게, 주상복합건물?
그 옛날에 이런 생활형식을 하고 있었단다.
▲ 식당을 찾아가는 길의 풍경
마치 우리나라 60년 대 풍경을 닮았다고 생각했다.
▲ 택시
골목길 투어 전, 시간이 시간인 만큼 우리는 이곳에서 점심 식사를 했다.
9.400여 개의 골목 틈에 끼여 있는 한 음식점에 쿠스쿠스라는 전통음식을 먹기 위해 들어갔는데
외부에서는 이곳이 절대 음식점일 수 없었는데 안으로 들어서니 넓은 홀과 잘 꾸며놓은 공간에 식탁들이 놓여 있었던 것이다.
▲ 골목 안 식당의 천정이 이렇게 높았고
내부 시설이 훌륭했다.
▲ '쿠스쿠스' 라는 전통음식
이 음식을 먹고 나는 저녁식사를 할 수 없었다.
식사 후, 곧바로 골목 투어에 들어갔다. 이곳을 입장하는 곳도 세 곳으로 나누어져 있다는데 우리는 처음부터 메디아(구시가지)로 들어갔다. 골목길은 길고 깊고 높았다. 가이드를 졸졸 따라다니며 드는 생각은 이 골목길을 빠져 나가려면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아리아드네 실이라도 가지고 다녀야 할 것 같다고 혼자 생각했다.
▲ 화살표시로 어딘가를 안내하는 표시
▲ 우리 일행이 일렬로 걸어가면 꽉 차는 골목길의 넓이
▲ 우리가 걷는 골목길 옆의 또 다른 골목길
우리를 걸어 들어 오라고 유혹하며 수없이 이어지는 골목길의 끝은 어디일까.
▲ 왼쪽 모자 쓴 사람이 로컬가이드
특별한 점은 이 골목투어를 하면서 로컬가이드라 하여 모로코인 한 사람이 우리 일행과 함께 골목을 투어 했다. 이는 이리 저리 얽힌 골목길에서 행여 일행을 놓쳐 길을 잃을까 봐 택한 사람인데 아마도 관광 정책상 꼭 선택해야 하는 일인 것 같기도 했다. 조금은 늙수그레한 그 사람은 눈썰미가 대단 했다. 단 몇 분 만에 우리 일행을 다 파악하였는지 한 사람이라도 구경하느라 처질 낌새가 보이면 그 사람 옆에서 말없이 주의를 환기 시키곤 하는 것이다.
▲한 가족이 정겹게 걸어가고 있다.
▲ 골목길 벽과 좁은 길 한쪽에 갖가지 상품들을 진열해 놓고
손님을 기다리기도하고 호객하기도 하였다.
▲ 한 아이가 아주 환하게 웃으며 포즈를 취하기에 사진을 찍었더니
쫓아와서 돈을 요구하였다. 난감했는데
로컬가이드가 와서 막아 주었다.
▲ 이 벽안의 집은 부자집이란다.
▲ 벽과 벽 사이로 이어진 전깃줄
정말 골목길은 한 사람이 겨우 다닐 정도의 넓이일 뿐만 아니라 가이드 없으면 길을 찾지 못할 것이 뻔 했다. 가이드는 행여 일행을 놓치게 되면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지 말고 그 자리에 서 있으라고 하였다. 가이드는 길을 알고 있으니 되돌아오면 만날 수 있다나~ 하니 우리는 늙은 병아리가 되어 젊은 엄마 닭을 열심히 종종거리며 따라 다닐 수밖에~~
▲ 예전의 공동우물
그 시대에 이런 장소가 있었다니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두뇌가 새삼 궁금해진다.
▲ 종이박스 한 면을 잘라내어 상품을 집을 수 있게 하였으니
정말 우리의 옛 모습이 아니던가.
▲ 갑자기 만난 넓은 장소
아이들이 뛰놀고 있었다.
▲ 얼마나 많은 세월을 지니고 있는지....
▲ 앗! 아리아드네의 실이다!!
이렇게 실을 색색으로 걸어 놓고 풀어나가서는
실을 꼬며 다시 제자리로 오는 방식의 직물짜기 모습이란다.
▲ 갑자기 밝아지는 골목
▲ 골목안 벽에 진열한 타일의 화려함
▲ 초를 파는 상점이 나오더니
▲ 사원이 있었다
하니 좁은 골목은 골목이 아닌, 위장된 길인 것은 분명하였다.
이곳은 독립투사들이 많이 은거했던 장소였단다.
▲ 갑자기 세련된 골목길로 들어섰는데
▲ 이 건물 또한 저 창의 세세한 문양 모습으로 세계문화유산에 등재 되었다고 설명해 준다
신학대학이라고 하였는데 어떻게 들어가는지는 모르겠다.
▲ 아랍문자가 자꾸 예쁜, 아름다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 주물공장의 광장으로 나왔다
우리는 이제 그 유명한 염색공장을 보러간다.
우리 남편은 좋은 풍경을 만나면 세상에서 사진을 제일 잘 찍는 사람처럼 이리 서봐라 저리 서봐라 하면서 나를 찍어 댔는데 집에 돌아와서 남편 폰 사진을 살펴보니 골목길에서의 사진이 한 장도 없었던 것이다. 찍을 여유와 공간도 없었고, 사진 찍는다고 지체하면 뒷사람마저 늦게 되니 그저 열심히 가이드 설명을 들으며 눈으로 바라보며 걷기 바빴던 것을 사진기가 입증해 준 것이다.
이렇게 미로처럼 얽힌 골목길인데도 그 안에는 이슬람 사원은 물론, 대학교, 시장, 다닥다닥 붙은 대문의 집들이 있으며 그 중 가장 압권인 곳은 가죽 염색공장이었다. 이곳 염색 공장은 가끔 tv에서 보여줄 만큼 유명한 전통의 가죽 염색장 인 곳이다. 골목길 투어 막바지에 염색공장을 찾았다. 염색공장을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을 오르려 하는데 입구에서 한 사람이 식물 줄기 하나씩 나누어 준다. 박하였다. 염색공장의 냄새가 지독하니 코에 대고 들어가라는 것이다.
박하잎을 줄곧 코에 대고 옥상인듯 싶은 장소에 오르니 염색공장이 한눈에 들어 온다
▲ 알록달록한 통들이 마치 팔레트처럼 보인다.
염색공장을 테러리라고 하는데 천 년이 넘는 수작업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특유의 이색적인 풍경으로 전 세계 사진가와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 몰려들고 있단다.
▲ 주변 집들 지붕위의 수많은 페라볼레리(안테나)도
염색공장과 함께 풍경이 되고 있다.
▲ 무두질을 위한 석회수조
크게 무두질(동물에서 벗겨 낸 가죽을 그대로 방치해 두면 부패해 버리므로 우선 적당한 방법으로 가죽을 손질하는 방법)과, 염색 두 단계로 나누어지는데 처음 단계인 무두질은 동물의 생피를 석회 수조에 담가 부드럽게 만든 후 물로 씻어 내리는데 이 과정에서의 냄새가 지독한 것 같았다.
▲ 염색을 위한 수조
무두질을 끝낸 가죽을 말린 후
작업자들은 긴 고무장화를 신고 온종일 천연 염료가 든 통에 생피를 담근다고 한다. 이 과정에 염색이 잘 되도록 비둘기, 염소, 소의 배설물을 섞는다는데 이 또한 고약한 냄새의 주범이 되고 있는 것 같았다.
▲ 무두질을 마친 생피를 말리고 있다.
위 벽면에 LG 로고가 선명한 실외기가 있었으니~~ 어깨가 으쓱!
세계 곳곳에 사진들이 퍼질 텐데 광고 효과가 대단하겠다.
▲ 염색공장 근처 가게에 가죽제품들을 진열해 놓았다.
이렇게 염색을 한 가죽으로 제품을 만들어 팔고 있었으니~~ 그냥 아련한 마음이 들었다. 저 사람들의 고된 노동력으로 예전에는 제품이 되어 나왔겠지만 이제는 그런 노동력마저 상품화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 어디쯤에서 멀리 페스 시내를 바라볼 수 있었다. 참으로 아담한 도시다.
페스는 구불구불한 미로의 도시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고, 아직도 활발한 시장 역할을 하고 있으니 어쩌면 살아있는 중세도시라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비록 한 시간여를 걸어 돌았지만 분명 중세도시를 걸었다 나온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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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우리는 1박 2일에 걸쳐 모로코 관광을 마치고 이제는 스페인으로 들어가는 일정이다.
그러기 위해서 이곳 페스에서 모로코 최북부인 탕헤르에서 배를 타야 하는데
탕헤르까지 이동 시간이 5시간이라고 한다.
탕헤르에 도착하면 늦은 저녁식사를 하고 바로 호텔에서 잠을 잔 후
아침 일찍 지브롤터 해협을 배타고 건너 스페인에 입국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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