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고 외진 암릉 길 바위에 꽃이 피었다.
비 내리고 눈 내리고 바람 불고
때론 구름에 휘감기기도 했겠지만
풍경의 변주곡에도 아랑 곳 하지 않고
노란 꽃을 피웠다.
정갈한 몸짓은
살짝 틈을 내준 바위에도
그 틈에 날아 온 흙에게도
고마움을 표하듯 다소곳하고 도도했다.
하늘만 보이고
먼 바다의 소리 없이 뒤척이는 고요함에도
외로운 흔적 하나 없이 곱고 고왔다.
돌양지꽃은
제 살아가는 바위자리가 명당이라고,
두두물물(頭頭物物)이 부처라고 일러주며 이름값을 하고 있으니
내 몸과 마음이 순간 덩달아 고요해지지만
산을 내려서면 그 뿐,
▲ 돌양지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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