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일주일 만이다
캐리어 가방을 끌고, 배낭을 짊어지고 잠을 설친 무거운 몸으로 집안으로 들어서니 아, 확 안겨오는 안온하고 정갈한 느낌에 얼마나 편안한 마음인가! 짐들을 팽개치고 베란다에 나서보니 산등성에는 어느새 오동나무가 보라빛 꽃을 피웠고, 아까시 꽃들이 주렁주렁 달려 있었다. 정말 예쁘다.
아아! 일주일을 한 눈 팔고 왔더니 그새 산을 지키며 살아가는 나무들은 계절의 여왕인 5월을 꾸미기 위해 제 몸을 아낌없이 치장하고 있었다. 초록과 하얀 꽃들의 조화로움이 정말 싱그럽다. 울 뒷산이 무사히 돌아왔음을 환영해 주면서 큰 나라의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하는 듯싶디. 그래 이제 하루하루 다시 이들을 만나며 조근조근 이야기를 정답게 들려주어야겠다. 밀린 일들을 대충 마무리하고 조금은 여유로움을 찾은 오늘 아침 일찍 뒷산을 올랐다. 그냥 이곳이 그리웠노라는 내 말을 믿기나 할까.
▲ 찔레꽃
▲ 국수나무
▲ 노린재나무
▲ 나무 에서 떨어진 꽃들과
길가에서 피어난 꽃들은 서로가 지닌 향을 주고 받고 있었다
향기 가득 고인 길을 차마 디딜 수 없어 주춤거리는데
바람에 날려 떨어진 꽃이 내 머리위에 앉으며
내 꽃이 되어 주었다.
아, 이 숲속에서는 나도 꽃을 피울 수 있구나
▲ 때죽나무
오늘 바람이 제법 불고 있다.
꿀 많고 향이 좋아 벌들이 많이 날아 드는데
오늘 때죽나무는 바람으로 벌들을 물리치고 나를 부르고 있나보다고~~
혼자 착각하고 말았다.
▲ 쪽 동백 (때죽나무와 닮은)
▲ 통째로 떨어진 때죽나무 꽃은
땅위에서 다시 한 번 꽃이 되었다.
▲ 아까시나무
▲ 마삭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오솔길을 벗어난 길을 조심조심 찾아드니
정말! 마삭줄 꽃들이 하나 둘 피어나기 시작했다.
★★★★★
오월의 향기를 가득안은 꽃들을 앞세워
꽃향기로 인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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