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실 입구에서 정장을 입은 안내원이 티켓수령을 하면서 주의사항을 애기한다. 관람객들이 많으니 줄서지 않고 자유 관람해도 된단다. 한 번 입장하면 재 입장은 불가능하단다. 후레쉬 사용을 하지 않는 사진촬영을 할 수 있다고 한다. 똑 같은 멘트를 반복하는 안내원은 참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시실에 들어서니 먼저 간송 전형필 선생에 대한 업적과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문화재급 작품들을 구입하고 보관하기 위해 노력하신 선생께 깊은 감사를 드렸다. 선생 역시 미술과 서예에 깊은 관심과 재능을 지니셨기에 이런 노력이 가능했을 거라고 단정하기에는 참으로 부족한 나의 소견일 뿐이다. 나라 사랑과 시대를 풍미했던 사람들의 소중한 가치와 우수성을 깊이 인식하는 덕목을 지니셨기에 이렇게 후대인 우리에게까지 앎의 충족을 안겨주신 것이다.
전시실에는 조선 시대를 대표하는 화가들의 그림이 유리벽 안에서 조명을 받으며 몇 백년 후의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었으니… 이제 겸손한 마음으로 그들이 전해주는 시대의 이야기를 만나야겠다.
처음 대면한 작품~ 우선 크기에 놀랐다. A4 용지 크기 밖에 되지 않았던 것이다. 요즘을 살고 있는 나의 머리에서 휙! 스치는 생각 하나! 어쩌면 저 분들은 그냥 일상에서 메모지처럼 늘 곁에 두고 있는 종이에 보이는 대로, 생각나는 대로 그림을 그렸지 않았을까. 잠깐 스치는 생각에도 온 정성을 기울여 그리고 채색하였기에 소중함으로 남겨진 것은 아니었을까. 물론 나는 요즈음에 맞게 A4 용지를 생각했지만 당시로서는 종이가 귀하니 비단에도 채색을 했다는 설명들이 부쳐져 있을 것이다.
♠ 조선 초 • 중기작품 ♠
문화를 식물에 비유하면 이념은 뿌리이고 예술은 꽃에 해당한다.
조선초기를 대표하는 안견, 강희안의 회화는 중국의 주자성리학 이념을 기반으로
하는 성격과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고 한다 - 간송문화 도록 발췌 -
1. 추림촌거(秋林村居) : 가을 숲 속의 마을
안견 / 견본담채
물가의 작은 정자에 앉아 풍경을 바라보며
마음을 내려놓는 일을 옛 사람들도 좋아했나보다.
2. 지곡송학(芝谷松鶴) : 지곡의 소나무와 두루미
유자미 / 견본채색
화가 이름이 유자미라고 쓰여 있는데 나로서는 처음 듣는 이름이다.
귀비호첩 훤원석죽
3. 귀비호접(貴妃胡蝶) :양귀비꽃과 나비
훤원석죽(萱蒬石竹) : 원추리꽃과 패랭이꽃
신사임당 / 지본채색
개인적으로 퍽 관심을 가지고 바라 본 작품
그림의 주체가 되고 있는 꽃과 나무들은
요즈음에도 주위에서 흔히 만나는 식물들인 것을~~
훤원석죽은 원추리꽃과 패랭이꽃인데
원추리의 왼쪽 유연한 잎 아래의 흰색 꽃은 무슨 꽃일까?
개망초 꽃이 아닐까 상상해 본다.
4. 포도(葡萄)
신사임당 / 견본수묵
율곡 이이는 자신의 어머니이셨던 신사임당을 그리는 글에서
'자당께서는
늘 묵적이 남다르셨고 산수도의 그림은 시묘했고 포도를 잘 그리셨다' 고 했다.
이 포도 그림이 오만 원 권 지폐에 삽입된 그림임을 확인해 보았다,
5. 계산운림(溪山雲林) : 계산의 구름 낀 숲
이경윤 / 지본수묵
6. 추저노안(秋渚蘆雁) : 가을 물가의 갈대와 기러기
연지백로(蓮池白鷺) 연지와 백로(해오라기)
이징 / 견본담채
연지에서 물고기를 삼키는 백로?
어쩐지 백로의 고상한 이미지가 훼손되는 느낌~ (^+^)
새의 모습도 모습이지만 연잎과 연밥의 모습에서 생동감이 느껴진다.
7. 고매서작(古梅瑞鵲) : 묵은 매화나무 위의 상서로운 까치
조속 / 지본수묵
까치는 예로부터 기쁜 소식을 알려주는 길조
길게 내린 꼬리가 시선을 앗아간다.
8. 어초문답(漁樵問答) : 낚시꾼과 나무꾼이 묻고 대답한다
이명욱 / 지본담채
나무꾼과 어부를 어떻게 구분할까? 했는데
오호라~~ 왼손에 물고기를 든 사람이 낚시꾼일 것이다.
나무꾼은 허리에 도끼를 찼으니~~
자세히 바라보면 저들의 이야기도 들릴 것 같다.
10. 풍죽(風竹) : 바람에 맞선 대나무
이징 / 견본수묵
댓잎에서 금방이라도 사각거리는 소리가 들릴 듯~~
뒤편 희미한 대나무는 아마도 본 대나무의 잔영이 아닐까
바람에 휘어지지 않으려는 꼿꼿함이 느껴진다.
(군데 군데 밝게 보이는 부분은 전시실의 반사된 조명)
♠ 조선 후기작품 ♠
11.풍악내산총람(楓岳內山總覽) : 풍악내산을 총괄해 살펴보다
정선 / 견본색채
풍악은 금강산의 가을이름이다.
금강산은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신비한 산 일 뿐인데
그 당시 금강산을 어떻게 올라 바라보았기에
이토록 세세하게 묘사할 수 있을까.
일만이천봉을 한 곳에 모아 놓은 듯싶다.
12. 박생연(朴生淵, 박연폭포)
겸재 정선 / 견본담채
떨어지는 물줄기가 아찔하다
긴 암벽 따라 자라는 나무들의 빛깔에서 가을임을 짐작해 본다.
전시실의 조명으로 관람객의 그림자가 자꾸만 그림에 겹쳐지니
제대로의 사진 촬영이 안 되어 많이 아쉽다.
왼쪽 위 폭포의 상단 부분의 둥근 그림자는 내 뒷 사람의 머리.
13. 여산초당(廬山草堂) : 산속의 초가삼간
정선 / 견본채색
중국 고사의 내용을 그린 그림
14. 화적연(禾積淵) : 볏가리가 있는 연못
정선 / 견본담채
한자의 부제가 없다면 이상한 느낌이 먼저 다가오는 그림이다.
지금도 포천에 있는 장소로 한탄강 물 가운데
마치 볏단을 쌓아놓은 볏가리처럼 생긴 거대한 바위가 있는데
그 바위를 일컫는 말이라고 하니 세월은 흘렀지만 풍경은 여전히 남아
옛날과 오늘의 감성을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15. 삼부연(三釜淵) : 폭포
정선 / 견본담채
이 역시 현존하는 폭포
16. 정양사(正陽) : 금강산에 있는 절
정선 / 견본담채
17. 시화환상간(詩畵換相看): 시와 그림을 서로 바꾸어보다
정선 / 견본담채
화가 겸재 정선과 시인 사천 이병연이 서로의 작품을 바꾸어 보는 장면을 그린 그림
당대 두 사람을 영의정 좌의정에 빗대어 좌사천 우겸재라고 불렸단다.
이러한 장면까지 그림으로 그렸으니
당시 선비들의 풍류를 가히 짐작할 수 있다하면 지나침일까.
18. 독서여가(讀書餘暇) : 글 읽다 남은 겨를
정선 / 견본채색
마루에 앉아 꽃 화분을 감상하는 이는 정선 자신이라고...
정선은 그림뿐 아니라 책도 많이 읽었는지 방안 책장에는 책도 가득하다.
19. 목멱조돈(木覓朝暾) : 목멱산에서 아침 해 돋아 오르다.
정선 / 견본채색
목멱산은 지금의 서울 남산 이름이다.
삐죽이 얼굴 내민 해가 귀엽다.
한강 하류 양천에서 바라본 목멱산이라 하니
당시 겸재는 양천현령으로 부임했던 시기라고 한다.
이런 풍경을 사천에게 자랑하니 사천은 시를 지어 보냈고
겸재는 시를 화제(畵題)삼아 그려낸 그림이라고 한다.
20. 서과투서(西瓜偸鼠) : 수박과 도둑 쥐
정선 / 견본채색
커다란 수박을 파먹고 있는 쥐의 모습이 조금 징그럽다.
커다란 수박으로 제 몸을 숨기고 또 한 놈은 주변을 살피고 있다
진경산수의 대가인 정선의 그림이라니 조금 생소하지만
때론 풍자화를 정선도 그렸을 테지...
바랭이풀도 보이고
화면 아래쪽의 꽃은 아마도 요즈음 한창 피고 있는 닭의장풀 꽃이다.
참 정겹다!!
21. 과전전계(瓜田田鷄) : 외밭의 참개구리
정선 / 견본채색
커다란 오이가 달려있는 외밭에는
패랭이꽃도 피고 나비도 날아드는데 개구리 한 마리 앉아 나비를 노려본다.
노란 오이꽃도 빠지지 않았고
밭 아래의 붉은 차조기 풀이 그림 전체의 화려함을 살려주고 있다.
오이도, 꽃도, 개구리도
몇 백 년을 지나는 세월동안 어찌 그 모습 그대로 살아가고 있을까
22. 홍료추선(紅蓼추蟬) : (붉은)여뀌와 (가을)매미
정선 / 견본채색
우리 뒷산의 여뀌가 꼭 사진의 모습처럼 자라고 있다
매미가 우는 아침 우연히 여뀌를 바라보며 이 그림을 생각하곤 했는데
이 그림의 실제를 이곳에서 만났다.
바랭이풀도 보이고 땅위의 작은 개미도 있는데 잘 보이지 않아
안경을 꺼내 끼고 바라보니 아주 선명히 보인다.
이 기쁨이라니~~
하지만 나는 안경이 나에게 독이 되는 순간을 미처 깨닫지 못했으니…
23. 추일한묘(秋日閑猫) : 가을날 한가로운 고양이
정선 / 견본채색
가을국화 아래의 금빛눈의 고양이
고양이의 눈길에서 벗어나려는 방아깨비
국화꽃을 찾아드는 벌 한 마리, 강아지 풀
화가의 세심한 관찰력과 섬세한 표현력이 놀랍기만 하다.
24. 촌가여행(村家女行) : 시골집 여자가 하는 일
조영석 / 지본담색
여인이 하는 일보다는 차림에 눈길이 머물렀다.
무명 저고리, 짚신, 얹은머리 모습에서 집안의 하녀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예나 지금이나 여자는 고달프다.
25. 현이도(賢已圖) : 장기 두는 그림
조영석 / 견본담채
장기 두는 그림을 ‘현이도’ 라 함은
공자의 말을 인용한데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배불리 먹고 하루 종일 마음 쓰는 데가 없으면 딱한 일이다.
바둑과 장기가 있지 아니한가?
그것이라도 하는 것이 오히려 현명하다"
26. 매월만정(梅月滿庭) : 달밤의 매화가 뜰에 가득하다.
심사정 / 지본수목
오랜 세월을 지나느라 비록 구새 먹은 몸통이지만
꽃가지는 제 멋에 겨워 둥근 달을 살짝 비켜난 품새가 당당하다
어린 매화야, 넘 멋 부리지 마라. 달이 없으면 네 멋도 보이지 않을 것이니라~~
27. 노응탐치(怒鷹耽雉) : 성난 매가 꿩을 노려보다
심사정 / 지본담채
매와 꿩은 서로 간에 천적이다
이를 이용해 매 사냥을 하는데 꿩을 발견한 매는 순간적으로 독기를 품었을까
온 몸의 털이 부스스 올라와 있다
그것도 모르는 꿩은 여유롭기만 한데
높은 나뭇가지의 참새들은 지레 겁을 먹고 날아오른다.
꿩의 세세한 표현이 참 놀랍다.
전시실을 돌며 조선 후기 작품을 둘러보는 순서인데 자꾸 어지럽고 속이 미쓱거린다. 웬일이지? 겁이 더럭 난다. 놀라는 아들을 안심시키며 전시실 한 구석에 손수건을 깔고 잠시 앉았다. 왜 그럴까? 공기가 탁할까? 그러다 문득 안경이 생각난다. 아, 그림을 자세히 보려고 안경을 꺼내 걸쳤던 것이다. 평소에도 안경을 끼고 걷거나 운전을 하면 어지러움이 발생하곤 하는데 아까 안경을 껴 놓고서도 깜박 잊어버렸던 것이다. 그만 안경멀미가 났다. 얼른 안경을 벗었지만 한 번 뒤틀린 속은 나머지 그림들에 대한 관심을 반감시키고 말았다.
28. 하화청정(荷花蜻蜓) : 연꽃과 고추잠자리
김홍도 / 지본채색
아마도 요즈음처럼 무더운 여름날의 연꽃 밭 풍경인가 보다
옛 글의 한자를 내 어찌 일일이 해석할 수 있겠냐마는
荷도 蓮의 뜻이라 하니 연꽃의 의미는 알겠지만
蜻, 蜓 두 글자 모두 잠자리를 의미한다.
그런데 왜 두 번 연속 잠자리를 뜻하는 글자를 택했을까?
오라! 잠자리 두 마리가 화사한 연꽃 옆에서 교미를 하고 있는 장면이다.
절로 무릎을 탁! 칠 정경이다.
이런 맛에 옛 그림을 바라보는 것이다.
사물의 이치를 해석하는데 옛 그림만큼 좋은 것은 없을 것이다
29. 황묘농접(黃猫弄蜨) : 노란 고양이가 나비를 희롱하다
김홍도 / 지본채색
익히 보아온 그림으로 이 그림의 진정한 의도는 모르겠지만
풍속화로 의미 해석을 하는 경우로 참 많이 봐온 그림이다.
털이 보송한 고양이 : 80세를 뜻함
큰 호랑나비 : 부귀영화,
패랭이꽃, 바위 : 장수
자주색 제비꽃 : 만사형통 이라는 각자의 의미를 끌어와
80세 생신을 축하하며
장수하시고 부귀영화를 누리며 만사형통을 기원하는 의미의 그림으로 해석하고 있는데
이는 김홍도의 의도는 확실히 모른 채 어쩌면 후세 사람들의 마음일 것이라고 짐작해 본다.
내가 궁금해 하는 것은 왜 나비의 날개가 찢겨져 있을까 하는 점이다.
30. 마상청앵(馬上聽鶯) : 말 위에 앉아 꾀꼬리 소리를 듣다.
김홍도 / 지본담채
말을 타고 가다 버드나무 가지 위에서 우는 꾀꼬리 울음소리를 듣고 멈칫 섰다.
말을 타고 있는 선비만이 아닌
말을 모는 구종도 함께 꾀꼬리를 바라본다.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을 어찌 말 위의 선비만이 즐길 수 있을 것인가
즐기는 마음은 상하 관계없이 모두 같다는 것을 나는 읽을 수 있었으니 흐뭇하다.
31. 야묘도추(野猫盜雛) : 들고양이 병아리를 훔치다.
김득신 / 지본담채
진정 재밌는 그림이다
고양이가 ‘나 잡아봐라’ 하며 도망치는 것 같다.
32. 선동전약(仙童煎藥) : 선동이 약을 달이다.
이인문 / 지본담채
우람한 소나무와 폭포 아래에서
약을 달이고 있으니 약에는 이들의 좋음도 함께 달여지고 있겠다.
그래서 仙童 인가?
사슴뿔인 녹용이 유난히 튼실하다.
33. 미인도(美人圖)
신윤복 / 견본채색
너무나도 유명한 그림~~ 이 전시회의 화제작이라 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기가 막히게 풍성한 치마폭이 자칫 허풍이다 싶은데
이상하게 안정감이 느껴지는 까닭은
아마도 큼지막한 가채머리가 무게를 잡아주기 때문일 것이다
그나저나 그 당시 그 시절에 저고리 길이가 이렇게 짧을 수가 있을까?
소매 폭이 팔에 딱 붙을 만큼 좁았을까.
저고리 소매 끝동과 치마색깔과의 일치
저고리 깃과 겨드랑이, 옷고름의 색깔이 같음은
요즈음 시대의 색의 조화에 결코 뒤지지 않는 세련미가 넘치고 있으니
과연 조선 최고의 미인이라 칭할 만 하다.
새로운 전시작 이었다
풍속화들을 모아 조각 그림 형식으로 벽에 전시했는데
아담한 크기의, 조선시대의 풍속화들을 모아 해시태그 (Hash Tag)를 붙여 놓았다
인터넷상에서는
해시태그를 클릭하여 서로 간에 새로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방법으로 알고 있는데
옛 그림을 현대식으로 공유할 수 있는 아이디어 같아 참신했다.
물론 그림들의 이야기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다.
속이 안 좋아 영상을 보여주는 공간에 잠시 앉아 있었다.
빨리 나가고 싶으니 그림들을 바라보는 마음이 급해진다.
♠ 조선 말기작품 ♠
34. 세외선향(世外仙香) : 세상 밖의 시선 향기
김정희 / 지본수목
유명한 추사체 글씨와 그림을 함께 볼 수 있어 좋았다.
내 눈에는 유아적 글씨로만 보이는데 귀한 글씨체로 길이 전해지고 있으니
볼 수 있는 안목이 없음이 부끄럽다.
난초에 꽃이 이리 많이 피다니.. 날렵한 난 잎과 꽃이 조금 동떨어진 느낌이다.
33. 적설만산(積雪滿山) : 쌓인 눈이 산에 가득하다
김정희 / 지본수목
35. 동심진란(同心之蘭) : 같은 마음의 난
이하응(대원군) / 지본수목
대원군이 난을 잘 쳤다는 이야기를 많이 읽고 들었는데
실제 그림을 만나니 대원군의 또 다른 면모를 느끼게 된다.
넘볼 수 없었던 권력으로 시대를 쥐락 펴락 할 수 있었음에는
마음 깊은 곳에 이처럼 자신을 성찰할 수 있는
덕목도 갖추고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라는 미음을 심어준다.
전시작품이 100점이라 했는데 내 눈 높이로 보이는 작품들만 사진을 찍었고 조선 후기 작품들 앞에서는 안경멀미로 뒤틀린 속으로 인해 조금은 건성으로 귀한 작품들을 대면했으니 미안한 마음이다. 그래도 역사책이나, 인문학 책에서 읽었고 교과서에서 사진으로만 배웠던 실체의 정겨운 그림들을 만났으니 여한이 없다. 더함도 덜함도 없는 소중한 시간으로 남을 것이다.
간송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문화재
미술관을 떠나며 다시 한 번 뒤 돌아 보니
입장할 때는 보이지 않았던
하늘의 뭉게구름이 더 없이 예쁜 모습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구름도 어느새 화가가 되어 있는데 나는???
그저 뿌듯한 마음만 챙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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