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눌타리
저녁식사를 마치고 산책 나선 길
낮은 울타리 철쭉나무 위에 핀 하늘타리, 아니 하눌타리 꽃을 보았다.
아! 어쩜 이리도 섬세한 모습인지…
하눌타리라는 이름인데 나는 곧잘 하늘타리로 부르기를 좋아했다.
‘하늘타리’ 는 ‘하눌타리’ 의 방언이라 하니
틀린 이름은 아니고 달리 부르는 이름이라고 굳이 내 편으로 끌어들였다.
꽃 앞에서는
표준어가 사투리가 되고 사투리가 표준어가 되어도
탓하는 마음 하나 없으니
꽃을 보면 꽃마음이 되는가 보다.
다른 나무를 타지 않고는
하늘로 오르지도 못하면서 감히 하늘을 칭할 수 없는 겸손함으로
꽃은 스스로 하눌을 자처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하눌타리인데 왜 나는 자꾸만 하늘타리로 부르는지…
저 예쁜 모습을 하늘 높이 올려주고 싶은 내 마음인가 보다.
그러면 ‘하늘에 있는 하눌’이 되겠지
아, 문득 오늘 읽기를 마친 책 이름이 꽃 이름에 겹쳐진다.
섬에 있는 서점
토요일 아침신문에서 서평을 읽고 골라 둔 2권의 책을 사기 위해 오후에 서점에 들렀었다. 물론 인터넷주문을 하면 되지만 일요일이 끼이니 며칠 걸릴 것 같아 얼른 만나보고 싶은 마음에 서점으로 간 것이다. 서점가기를 그토록 좋아했었는데 이렇게 서점가는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서점에서 책 제목을 알려주고 찾아달라고 하니 한참을 책 목록이 저장된 컴을 뒤적이던 점원이 두 권 다 없단다. 한 권은 신간이어서 없고, 다른 한 권은 너무 오래 되어서 없다고 한다. 난 얼른 ‘그럼 인터넷 주문해야겠네요' 하고 대답을 하고 말았다. 요즈음 서점들의 사정이 모두 이러하다.
전자책과 인터넷서점의 영향으로 서점의 존재가 자꾸 위협을 받고 있는 것이다. 하물며 이곳 중소도시의 서점이야 말 할 것도 없는 것이다. 우리 지역의 서점도 모두 사라지고 여기 서점만 남아 있는 것이다. 괜히 주인한테 미안해 책이 전시된 테이블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추천이나 서평을 모르면 책 고르는 것도 어려운 내 안목이 한심하다. 서점안의 한 권의 책마다에는 온갖 사연들이 들어있으니 이곳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난 우주 모두를 경험하는 것이라고 믿는 마음이니, 한 순간 한심해 했던 마음도 금방 잊어버리고 만다.
소설 코너를 돌다가 문득 눈에 띠는 제목이 있으니 ‘섬에 있는 서점’ 이었다.
오전 내내 선유도의 사진들을 정리하면서 섬에 대한 갖은 생각을 해서일까? 책 표지를 보면서 무슨 내용일까가 궁금해 졌고 구입했다. 시간 되는대로 읽어 내렸다. 참 마음 따듯해지는 내용이다. 책을 사랑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마음까지 따뜻해 진정한 사랑을 나눌 수 있는 마음의 소유자이라는 것을 넌지시 알려주는 내용이었다. 섬이라는 지역적 접근성이 떨어진 곳, 판매도 부진하고 책 구비하기도 어려운 여건이지만 그를 풀어나가면서 연계되는 사람들의 이야기의 구성이 단순하면서도 재밌는 책과 서점과 사랑의 이야기다.
또한 요즈음 서점들이 자꾸만 사라져가고 있는데 그나마 명맥을 이어가는 서점들에 큰 자부심을 안겨 줄 것 같다는 나만의 작은 믿음도 챙겨본 책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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