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소백련지는 오래 전 아담한 청운사의 주지스님이
주변의 논에 백련을 심기 시작하면서부터 형성된 곳이라고 알고 있다.
초창기의 백련은 풍성하고 연지 또한 넓게 분포하고 있었는데
세월이 지나며 규모도 작아지고 연꽃들도 드물게 피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아마도 관리에 많은 어려움이 있어서일 것이라고 혼자 짐작해 본다.
어느 화려한 연지보다도 소박하고 가까이서 쉽게 갈 수 있는 곳이기에
해마다 연꽃이 피면 찾아가곤 한다.
정말이지 너무 너무 무더운 날씨에
연지 둑을 따라 걷는 일이 여간 인내심을 요구 하는 것이 아니었다.
주차장에서 가까이 있는 연지만을 둘러보고 그냥 갈까? 하며
마음을 저울질하는데 문득 생각 하나가 나를 이끄는 것이다.
얼마 전 옛 그림을 읽어주는 책의 내용이 왜 생각났는지 모르겠다.
그 책에서는 연꽃의 그림에 대한 해석을 해 주었던 것이다.
그중 단원 김홍도의 ,연꽃과 게, 라는 그림에 무척 호기심이 일었다.
즉, 그 시절 연꽃의 그림은
연꽃의 한자어 蓮(연)의 발음과
이어지는 뜻의 한자어 연(連)의 발음이 같음을 차용하여
두 번의 시험을 거치는 과거에 연달아 합격한다는 의미를 준다는 것이다.
또한 연을 꽉 붙잡고 있는 게의 한자어는 해(蟹)인데
각 지역에서 보는 향시(鄕試)에서 합격한 사람의 명단을
중앙 정부에 올려 서울의 과거에 응시하게 하는 것을 발해(發解)라 하니
해(解)와 해(蟹)의 음이 같고,
또 게는 등딱지가 갑옷처럼 되어 있어 과거에 갑제(甲第),
즉 1등으로 합격하라는 의미가 된다고 풀이한 것을 읽고
나는 감탄을 금하지 못했던 기억이 나면서
그와 비슷한 연꽃의 자태를 찾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 땀을 흘리면서도
이것일까? 저것일까? 하면서 굽어보고 다녔는데
내 눈에는 우렁이 알이 쓸어있는 모습만 보인 것이다.
그렇다면 이는 무슨 의미일까?
알이 다글다글 소름끼치게 달려 있으니 多産 의 의미일까?
하하 ~그냥 웃으면서 연지 둑에서 내려왔지만
그래도 무언가를 찾아보고자 하는 마음으로 연꽃을 자세히 바라보느라
잠시 더위를 잊었으니 이 무더운 여름날의 시원한 선물이었음이 틀림없었다.
▲ 연꽃과 게 / 김홍도
사진출처 / 인터넷검색
▲ 연 줄기에 우렁이 알이...
단원의 그림과 비슷할까? (^+^)
▲ 하화청정도(荷花蜻蜓 圖) / 김홍도
사진출처 / 인터넷검색
▲ 잠자리가 보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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