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가며 만난 5월의 꽃들,
무작정 찍어 놓고 폰에 저장되어 있는 꽃들을
이제 인터넷세상으로 초대해 놓고 싶다.
그 자리 그곳에 늘 함께해준 5월의 꽃들은
편함과 쉬움을 먼저 생각했던 내 삶을 뒤돌아보라며
엄숙하게 가르쳐 주었던 존재들이었다.
▲ 멀구슬나무
멀구슬나무는 갈잎나무로서 아름드리로 자란다.
5월 즈음에 나뭇가지 끝에
연보랏빛의 조그만 꽃들이 원뿔모양의 꽃차례에 무더기로 핀다.
흔치 않은 보라색의 나무 꽃이어서 더욱 돋보이며,
라일락처럼 향기롭기까지 하다.
열매는 처음에는 파란색이나 가을에 들어서면 노랗게 익는다.
열매는 옷장에 넣어 나프탈렌 대용으로 쓰고
염주를 만들 수 있다 하여 처음에는 ‘목구슬나무’로 불리다가
이후에 ‘멀구슬나무’가 되었다고 한다.
씨는 독성이 있으므로 약으로 쓰는 것 외에 사람이 함부로 먹어서는 안 된다.
마삭줄이 아까시나무를 타고 오르고 있으니
마치 아까시나무에게 멋지게 스카프를 둘러 준 것 같다.
▲ 마삭줄
마삭줄은 덩굴나무다.
‘마삭(麻索)’이란 원래 삼으로 꼰 밧줄을 뜻하는 삼밧줄의 한자식 말로
삼밧줄 같은 줄이 있는 덩굴나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하지만 마삭줄의 줄은 간단한 밧줄로 쓸 수는 있지만,
삼만큼 튼튼한 덩굴은 아니다. 다만 숲속에서
삼밧줄처럼 요긴하게 쓸 수 있다는 뜻으로 붙여진 이름일 것이라고 해석한다.
꽃 모양이 마치 바람개비 같으니 그 정교함에 감탄을 자아낸다.
향기 또한 얼마나 그윽한지 꽃 근처 숲길을 걸으면
나도 모르게 자꾸 코를 킁킁대며 향기를 맡아보곤 한다.
마삭줄은 제 몸이 자랄 수 있도록
아무런 대가 없이 빌려준 나무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는다.
하니 마삭줄은 ‘신사 덩굴’이다.
▲ 칠엽수
칠엽수(七葉樹)의 또 다른 이름은 ‘마로니에(marronnier)’이다
긴 잎자루 끝에는 손바닥을 펼쳐 놓은 것처럼
일곱 개의 잎이 달리므로 ‘칠엽수’란 이름이 생겼다.
서울 동숭동의 옛 서울대 문리대 캠퍼스에도 마로니에가 여러 그루 자라고 있었다고 한다
한 때 '마로니에는 피고 있겠지' 하는 노래 말은 여기에서 비롯 되었고
대학가의 상징적인 노래로 불리기도 하였으니…
우연히 만난 나무가 넘 반가워 사진을 찍고 있으니
지나는 한 사람이 무슨 나무냐고 나한테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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