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긴병꽃풀
가지 않은 길에서의 만남
안개가 자욱하다
토요일이어서 여유롭게 즐기고자하는 아침시간을 방해한다.
안개가 무슨 죄가 있을까.
다만 내가 행여 나쁜 기운을 내 몸에 스며들게 할 것 같은
나 스스로의 걱정거리일 뿐인 것을…
조심스런 마음으로 그렇게 평소 잘 다니지 않는, 짧은 길을 택했는데
아! 그 순간의 선택은 나에게 큰 선물을 안겨주었다.
▲ 가지 않은 길
길가에 유난히 푸르게 쇠뜨기가 자라 있었고
그 곁에 긴병꽃풀이 군락으로 꽃피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니 이럴 수가~~
또 그 곁에는 고마리들이 초록 융단을 깔은 듯 산등성을 단장하고 있었으니
늦여름, 초가을이면 장관을 이루겠다.
긴병꽃풀은 만병통치약과 허브식물로 알려져 있다.
모가 난 줄기에는 가느다란 털이 있고
둥근 하트 모양의 잎은 마주나며
꽃잎에 그려 놓은 듯싶은 자주색 반점이 특징인 꽃이다.
약효가 좋다고 하는데 이를 증명한 이유에는 전설이 있다.
옛날에 금슬 좋은 부부가 살았는데
남편이 옆구리가 아프다며 며칠 누워 있다가 죽고 말았다.
한의사가 해부해 보니 담석 때문이었다.
아내는 너무 슬픈 나머지 그 담석을 목걸이로 만들어서 걸고 늘 남편을 그리워했다.
어느 날 산에서 땔감용으로 풀을 잔뜩 베어 집으로 가져왔는데,
언뜻 보니 목에 걸어둔 담석들이 반쯤 사라지고 없는 것이 아닌가.
그것을 한의사에게 보여줬더니,
한의사는 부인이 풀을 베면서
그 무엇이 담석을 없애는 데 작용한 것으로 깨닫고 풀을 벤 곳으로 함께 갔다.
바로 그곳에 이 풀이 많이 자라고 있었으며,
한의사는 그 풀을 이용해 담석을 치료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때까지 이 풀은 이름이 없었는데,
모양이 마치 동전처럼 생겼다고 해서 금전초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한방에서 약재로도 이용가치가 많은 들풀이다. - 다음 백과사전 인용 -
핸드폰도 약의 효능을 받았을까? ‘긴병꽃풀 확률이 99%’ 라며 이름을 맞춘다.
▲ 쇠뜨기가 밤새 이슬을 모아 긴병꽃풀에 영양 공급이라도 하려는 듯
일제히 꽃을 향해 서 있다.
▲ 쇠뜨기
쇠뜨기풀 꽃이 필 무렵 장관을 이루었을 것이다.
꽃이 필 때의 모습을 생식경이라 하고
지금의 모습을 영양경이라고 한다.
▲ 고마리
마치 초록 융단을 깔아 놓은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