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밀나물
선밀나물이 꽃을 피웠다.
밀나물과 비슷하지만 밀나물과 달리 덩굴성이 아닌 서서 자란다하여 선밀나물이다.
일주일 전의 모습은 봉오리로 있었는데 오늘 보니 꽃을 활짝 피우고 있었다.
암꽃과 수꽃을 따로 피우는 선밀나물은 꽃이 피어나서야 암꽃인지 수꽃인지 알 수 있다
이 꽃은 수꽃이다.
작은 꽃들이 모여 협동으로 큰 꽃송이를 만들면서 제 모습을 자랑한다.
이 자잘한 꽃들은 작은 것들이 살아가야 하는 방법을 알려주는가 하면
선밀나물은 이름답게 어린 순을 나물로 내 주면서 서민들의 배고픔을 달래주기도 했다.
산에 나는 풀들의 이름을 모를 때 검색을 하면
으레 약용, 식용의 효능을 함께 알려준다.
보릿고개를 겪어야했던 가난한 서민들은
이른 봄이면 산으로 들로 나가 나물을 뜯어 와서
부잣집 마당에 내려놓고 안주인을 찾는다.
후덕한 안주인은 몸에 좋은 나물을 챙기고 곡식으로 돌려주니
서민은 받은 곡식으로 끼니를 때우곤 했는데
이를 ‘나물서리’라 하니 말없는 인정이 담긴 우리의 옛 풍속이 참 다정하다.
그래서 이른 봄에 자라는 초목들을 만나면 그리도 반가운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흔 아홉가지 나물 노래를 부를 줄 알면
삼년 가뭄도 이겨낸다는 속담이 있으니
나는 아흔 아홉가지 이름이라도 불러보며 이 봄을 지내야 할 터인데…
문득 선밀나물이 제 이름을 속삭여준다.
▲ 일주일 전의 모습
▼ 위 사진 오른쪽의 일주일 전 모습
▼ 보름이 지난, 5월 5일의 선밀나물
어느새 꽃은 지고 이렇게 무성하게 자랐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