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곶감호두말이
지인이 곶감을 보내왔다.
말랑말랑하니 알맞게 말린 곶감이 퍽 먹음직스러웠지만
심한 아픔을 겪은 후,
독한 약의 부작용을 겪은 터라 난 감 종류를 먹기가 무섭고 두렵기만 하다.
하여 습기가 날아가지 않도록 잘 포장하여 냉장고에 넣어두고서는 잊어 버렸다.
사무적 바쁜 일이 얼추 끝나가고 맞이한 일요일~
마음이 풀어진 듯 아무 것도 하기 싫다.
그렇다고 누워 지내는 성격도 아니니 괜히 집안을 서성이다 하루를 보내고
저녁 준비를 위해 냉장고 문을 여닫기를 여러 번~~
포장해둔 곶감이 눈에 띈다.
갑자기 드는 생각! 아, 곶감호두말이를 만들자며 꺼내놓고 보니
갑자기 몸에 생기가 돈다.
예전부터 곶감을 보면 꼭 호두말이를 만들어
아이들 간식으로 주곤 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깜박 잊고 지내왔다.
다행히 견과류 종류가 다양하게 있으니 따로 준비할 것은 없었다.
저녁식사 후 혼자 소꿉놀이하듯 곶감호두말이를 만드노라니
풀어진 마음이 새로워지면서 나태하게 보낸 일요일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일찍이 조선후기의 한의학자로 알려진 이제마의 말씀으로
“사람의 엉덩이에는 게으름이 들어있고,
어깨에는 교만함이, 심장에는 욕심이 들어있다” 고 하였다.
정말 몸 전체가 온통 나쁜 것들로 차 있으니
한 순간 방심하면 나쁜 것들을 이겨 낼 수 없이 점령당하고 말 것이다.
오늘 나에게 몸의 나태함을 물리칠 수 있게 도와준 것은 당연 곶감이었으니~~
어쩌면 우리 마음에 이런 숨겨진 달콤한 고소함이 있기에
몸에 깃든 나쁜 것들을 이겨내며 살아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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