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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의 글방

작살나무를 바라보며

물소리~~^ 2017. 11. 16. 14:02






▲ 작살나무 열매



나라가 뒤숭숭하다.

한낱 민초에 지나지 않는 나로서는 정치적인 우리의 현실은 그저 모른 척 하고 싶은 심정일 뿐이라고 애써 피해 왔는데 갑자기 한 이틀 여 사이에 닥친 일들에 마음이 심란해지고 있다. 귀순하다 총을 맞은 북한 병사가 온 몸으로 말해주는 현상에 몸에 소름이 돋는가 싶더니 갑자기 포항지역에 닥친 지진으로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크고 작은 지진들이 있어왔지만 이번만큼은 나에게 강한 현실로 다가오는 것이다. 수능시험의 연기 때문이다. 그나마 시험 당일이 아닌 전날이어서 참으로 다행이다 싶기도 하지만 긴장했던 수험생들의 마음은 얼마나 허탈할지늦춰진 날짜만큼의 영향은 얼마만큼 일지더구나 우리 사무실 여직원의 아들이 고3이라서 마치 내 일처럼 안쓰러운 마음이 드는 것이다


갑작스런 지진으로 일반 국민들이 유형적인 것에 흔들림을 느낀다면 수험생들은 당황하는 마음의 흔들림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모두에게 세심한 배려가 필요함을 국민적 차원에서 이해하고 도와갔으면 싶은 마음이 오전 내내 마음 언저리에 맴돌고 있다.


점심시간, 하릴없는 마음으로 산책을 하고 있는 내 눈에 들어오는 고운 빛 열매! 작살나무다. 아주 앙증맞은 예쁜 열매인데 왜 그리도 거친 이름을 가지고 살아가는지고운 빛에 이끌리기도 하지만 이름 때문에도 다시 한 번 바라보게 되는 열매다.


가을 숲속에 가득한 빨간 열매들은 새들에게 귀한 먹잇감이 되고 있지만 새들에게도 인기 없는 낮은 키의 작살나무 열매 보랏빛은 그래서 더욱 속 터지게 하는 빛이다. 예쁨을 지니고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살은 무엇이 망쳐지거나 결딴이 난다는 말이다.


가을철의 예쁜 빨간 열매들이 자기 자랑을 하며 명함을 내밀고 있다가 작살나무열매 앞에서는 작살이 난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란다. 또 하나는 고래잡이 도구 작살을 만들 때 사용하는 나무여서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한다. 어찌 되었든 빨간 열매들의 명함이 작살나고, 고래가 작살나니 작살나무라는 이름으로 불려도 무방하겠지만 이왕이면 나는 작살을 작은 살, 작은 마음이라고 여기고 싶다.


작살나무는 가지를 위로 키우지 않고 옆으로 키우며 자란단다. 모두모두 위로 향하며 자라는 속에서 경쟁을 할 수 없기 때문이란다. 꽃들은 또 얼마나 작은지 벌 나비들도 모이지 않는단다. 그럼에도 10월에 들어서서는 보란 듯이 송알송알 보랏빛 열매를 매달고 있으니 모두들 깜짝 놀라며 시선을 빼앗긴다고 하니얼마나 대견한지 모르겠다. 꽃도 몸집도 아주 작은 자신의 작은 것들을 최고로 키워내는 삶의 지혜가 정말 밉도록 예쁠 뿐이다.


작살나무는 그렇게 꽃이나 나무의 크기가 남의 눈에 띄지 않아도 나름대로의 사명감을 충실히 지키며 살아온 결과로 다른 열매들의 명함을 작살낼 만큼의 아름다운 빛으로 열매를 맺은 것이다.


우리 살아가는 삶의 지혜도 이러하지 않을까. 지진이 우리의 여타한 마음들을 작살냈다면, 우리는 지진의 여파로 남겨지는 불안한 모든 것들이 우리 앞에서 작살될 수 있도록 슬기롭게 대처해 나갈 수 있기를 작살나무 열매를 바라보며 소망한다.



♣ 열매 ♣













♣ 아주 작게 피는 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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