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꽃과 나무

산초나무를 바라보며

물소리~~^ 2016. 7. 25. 17:04

 

 

 

 

 

 

 

일요일 정오 가까운 오전에 뒷산을 올랐다.

넘 더운 날씨라고 식구들은 말렸지만

사실 숲속에 들어가면 나뭇잎그늘이 있어 못 견딜 더위는 아니다.

숲속으로 끼쳐오는 강력한 후끈한 기운은

살짝 스치는 바람결에도 밀려나는 나약함이었으니

내 몸은 저 혼자 신나한다.

 

이식 후, 땀이 나지 않아 걱정이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조금씩 배어나오기 시작하더니

오늘은 얼굴, 등을 타고 줄줄 흐른다.

참 개운한 마음이다.

 

아무리 강한 햇볕일지라도

초목들은 싱싱하게 잘도 견딘다.

파란색의 닭의장풀 꽃이 더욱 선명하다.

이토록 예쁜 파란 빛인데 왜 장미는 파란색이 없을까?

참 이상타.

 

마지막 오르막길에서 산초를 만났다.

아니? 여태 이곳에서 산초나무가 있음을 알지 못했는데?? 아마도

그새 눈에 띄게 성장을 하였고, 꽃을 피웠나보다.

 

산초를 보면 돈키호테와

돈키호테의 하인?인 그의 순례길 동반자 산초가 절로 생각난다.

꿈이 없는 시대에 꿈을 쫒는 돈키호테와 (이상주의자)

꿈의 허망함을 인정하면서도 꿈에 매혹 당할 수밖에 없는 산초는(현실주의자)

우리 인간들이 지닌 본성을 보여주는 인물들이다.

돈키호테라는 이 소설은

이상주의자와 현실주의자는 서로 반목하지만 끝내는 공생한다는 결말을 보여준다.

 

돈키호테라면 파란색 장미를 만들 수 있다고 무모하게 달려들 것이며

산초는 그 빛의 장미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불가함을 주장할까?

 

이 더운 여름 한낮~~ 더위에 내가 조금 이상해졌나보다

참 별스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

참 나, 이 더위도 허허 하며 내 곁에서 물러날 것 같다.

 

 

 

 

▲ 스페인광장의 돈키호테와 산초 동상 (빌려온 사진)

위에 앉은 사람은 이 소설을 지은 세르반테스라고 한다.

스페인 사람들은 무언가를 보며 웃으며 걸어가는 사람을 보면

"저 사람 돈키호테를 읽고 있군" 한단다.  그만큼 돈키호테를 사랑하는 국민성이라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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