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마음따라 발길따라

배롱나무와 옥구향교

물소리~~^ 2016. 7. 28. 17:04

 

 

 

 

▲ 배롱나무가 돋보이는 옥구향교

 

 

뜨거운 햇살아래 배롱나무가 자꾸만 깊은 숨을 토해내는 것만 같다.

오가며 간간히 눈에 띄는 배롱나무들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바라보며

배롱나무꽃이 아름다운 향교를 찾아가고 싶음에 건몸달아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지간히 더운 날씨여야 말이지…

 

스마트폰 경고음이 울리면서

오전 11시부터 폭염주의보가 내려졌으니 야외활동을 자제하라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이리저리 궁리하다 점심시간에 기어이 카메라를 챙겨 옥구향교를 찾아갔다.

 

한 여름의 열기에 싸인 풍경들에서 한적함이 물밀듯 밀려온다.

모두가 더위를 열공하고 있는 듯싶으니 내 행보가 조금은 당당해 보인다.

나도 더위를 열공하면서 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참을 달려 항교 근방에 도착하니 멀리 홍살문 뒤로 아담한 향교가 보인다.

아, 배롱나무 꽃들이 지붕을 감싸고 있는 듯싶으면서도

하늘을 향해 꽃빛을 유감없이 발하고 있으니

하늘의 흰 구름들도 잠시 멈춰 멋진 모습으로 화답하고 있다.

 

古건물과 배롱나무의 어울림은 언제 만나도 그냥 그렇게 경건함을 안겨주고 있으니...

 

 

 

하마비 앞에서 나는 공손하게 하차를 하였다.

 

 

향교 앞에 세워진 비,

옥구현에 파견되어 근무한 위정자들의 선정을 기념하여 세운 비석들

 

 

▼ 외삼문을 들어서자마자 배롱나무의 환영인사를 받았다.

 

 

 

 

 

 

 

 

▲ 강학공간인 명륜당 현판 글씨는 송나라 주희(주자)의 글씨를 집자한 것이라고 한다.

한동안 학생들을 대상으로 일요학교가 열려

한문과 서예를 가르치는 장소로 활용했다고 하는데 요즈음은 잘 모르겠다.

 

 

 

 

공자를 모신 사당

 

 

 

 

 

 

 

 

 

 

 

 

▼ 대성전 동쪽에 있는 단군성묘(檀君聖廟)

향교에 단군성묘가 있는 것은 다른 향교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예라고 한다.

 

 

 

 

 

 

 

 

 

 

 

 

 

 

▼  자천대

자천대에는 고운 최치원 선생과 관련된 전설이 전하고 있다.

최치원 선생의 아버지는 신라의 무관으로

내초도에 수군장으로 주둔하고 있었는데 이때 최치원 선생이 태어났다고 한다.

선연리 바닷가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면서 선생은 자천대에 올라 글을 읽었다고 한다.

1941년경 이곳 비행장 공사 때 자천대가 헐릴 위기에 처하자

지역의 유림들이 합심하여 옥구향교 근처로 이전하였고,

1964년 지금의 장소에 옮겨졌다고 한다.

 

 

 

 

 

 

 

 

 

 

 

 

 

 

▼ 고운 최치원 선생을 배향한 문창서원

영정이 모셔져 있다는데 문이 닫혀 있었다.

 

 

 

 

 

 

 

 

 

 

 

 

 

 

 

 

▲  문창서원 현판

대통령 박정희 친서라고 쓰여 있다.

보통은 근서(謹書, 공손히 쓰다)라고 쓰는데

친서(親書, 몸소 쓰다) 라고 쓴 까닭은 힘의 위력인가보다 라고 …

 

 

▲  문창서원에서 바라본 자천대

 

 

 

 

 

 

▲  자천대에서 바라본 대성전과 단군성전  오르는 계단

 

 

 

 

 

 

▲ 이쯤에서 넘 더워 처마 밑으로 가는데

무언가 보이는 것 같아 멈추고 바라보니

낡은 거울 하나가 그곳에 있었고

그 거울은 나를 잡으며 말을 걸고 있었다.

지나치지 못하고 거울아~ 거울아~ 애써 변명을 했다.

양산을 들고 오자니 사진 찍기에 복잡할 것 같아

운전용 토시를 끼고 어울리지 않는 선글라스를 하고 ㅎㅎ

다행히 거울에 앉은 두터운 먼지가 나를 덮어주었다.

 

 

 

 

 

 

 

 

 

 

▼ 세종대왕 숭모비가 세워진 비각

이 역시 다른 향교와 다른 건물 배치라고 한다.

 

 

 

 

 

 

 

 

▲  비의 앞 뒤에 새긴 글

 

 

 

 

▲  꽃의 화려함이 못내 아쉬워 자꾸 셔터를 눌렀다.

 

향교 자체도 좋은 의미를 지닌 우리의 문화유산이지만

이곳에서의 최치원 선생의 탄생과

선생이 자천대에서 책을 읽는 소리가 당나라에까지 들려

사신이 건너와 데리고 갔다는 전설이 있는 만큼

이런 일화를 스토리텔링화하여

중국에 관광자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요즈음이다.

 

 

▲ 백일홍이 열심히 이곳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네~~

백일초라고도 부르는 초본식물이며 

향교의 배롱나무의 또 다른 이름인 목백일홍과

비교하여 구분짓고 있다.

 

 

▲  향교를 벗어나려는데 하마비 옆의 상사화가 나를 반긴다.

얼마나 긴 기다림이었을까. 내년을 기약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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