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대로 쌓아놓은 돌 틈에 노란 꽃들이 피었다.
별을 닮은 돌나물 꽃이다.
아직 봄의 끝자락 5월인데도
30도가 넘는 한 여름 날씨의 따가움을 고스란히 받으면서도 밝게 피어났다.
햇빛도 햇빛이지만 볕에 달구어진 돌들은 얼마나 뜨거울까.
달뜬 돌의 거친 숨을 차분히 재우며 살고 있는 저들의 낯빛은
찡그림 하나 없는 밝음이었다.
낮에 뜨는 노란 별, 반짝반짝 빛나는 눈부심에
내 눈이 절로 감겨지며 저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돌을 좋아해서 일까.
돌 틈에서는 물을 얻을 수 없는데도 돌을 떠나지 않고 함께 살아가려고
이름마저 돌나물이 되어 어렵게 얻은 수분을 잎에 저장해두니
물을 담고 있는 도톰한 잎이 귀엽다.
무릇 살아가는 모든 생물들은 환경에 맞게 자신을 맞춤하며 살아가는 것이라고
노란 웃음으로 일러주고 있다.
소박하지만 당당하게 살아가면서
우리에게 맛있는 나물로도 희생을 하고 있으니 참으로 어여쁘다.
하지만 난 이들의 여린 몸으로
여태 아삭한 맛의 나물을 해내고 있지 못하니 어찌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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