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꽃과 나무

大草匠이 된 이질풀

물소리~~^ 2015. 10. 28. 12:35

 

 

 

 

 

 

 

 

 

넋 놓고 책상 앞에 앉아 있었다.

요즈음 내 머릿속에는 온통 병원 생각뿐이어서

어쩌면 그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러다 문득 한 생각이 떠올랐다

꽃들은 요즈음 열매를 맺을 것인데~~ 한 생각이 들자마자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차 키를 챙겼다.

그래~!! 이질풀의 열매를 꼭 만나고 싶어 했었는데

요즈음이 딱 그 시절인데…

 

지난 9월, 어설프게 꽃을 만났던 곳을 찾아갔다.

그땐 무성한 풀들 때문에 가까이 다가서지 못했는데

찬바람 기운이 맴돌아서였을까

시든 풀들은 내 발길을 거침없게 하였다.

 

찬찬히 땅을 굽어보며 이질풀의 열매를 찾았다.

흐릿한 시력은 몸을 더욱 굽히게 만들었다.

찬찬히 한 걸음씩 옮기다 아, 드디어 만났다

여뀌꽃 아래 꼿꼿함으로 열매를 세우고 있는 이질풀!

 

그새 이질풀은 대목장(大木匠)으로

아니 대초장(大草匠)으로 변신했나보다

참으로 예쁜 촛대를 만들어 놓고 있었다.

씨앗을 고이 보내기 위한 신념이 이토록 아름다웠을까

 

씨앗을 멀리 보내어

내년에는 새로운 영역을 차지하라 이르고서

멋진 촛대처럼 도르르 말린 모습.

마지막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다.

 

 

 

▲ 한 줄기에서 모든 과정을 볼 수 있었으니 이것 참 행운이다.

'맺힌 씨앗이 여문 모습' 이란 말풍선이었는데 크기를 줄이다 '습'자가 잘려 나갔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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