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한 귀퉁이에 절로 자라던 연꽃이
어느새 겨울을 맞이하고 있었다.
한참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저들의 침묵 속에는 충만함이 가득 고여 있었다.
아마도 연꽃들은
겨울방학동안 수학 완전정복을 계획하고 있었을까
제 몸이 꺾이는 고통을 잊고
삼각형의 합동조건, 사다리꼴은 한 쌍의 대변이… 등
도형, 닮음을 증명하려고 열심히 그리고 또 그리고 있다.
저 모습 속에서
지난날 내 모습이 그려진다.
중학 2,3 학년 때
유난히 수학 도형을 좋아해서 척척 맞추어 내곤 했는데
그 시절의 순수했던 열정은 오늘날 나의 무엇을 이루고 있었을까.
텅 비어버린 겨울날을
침묵으로 채운 연꽃들의 충만함이 내 가슴 가득 번져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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