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마음따라 발길따라

뜻밖의 경험에서 얻는 값진 마음

물소리~~^ 2015. 2. 23. 16:20

 

 

 

 

 

 

 

 

   스페인에서 아들이 어제 저녁에 돌아왔다. 안도하는 마음으로 가슴을 쓸어 내렸다. 여행 도중 내내 사진과 함께 소식을 전하기로 하고 떠났는데 어찌된 일인지 첫날 딱 한 번 기차타고 바르셀로나로 향한다는 소식만 오고 사진 한 번 보내오지 않는 것이다.

 

서운하기도 하고 무슨 일이 있나? 하는 걱정이 내내 마음 언저리를 맴돌고 있었지만 꾹 참았다. 한두 살도 아니고 이제는 성인인데 일거수일투족을 바라보듯 원하는 나를 책망하기도 하였다. 또한 설 명절과 느닷없는 집안일들의 복잡함으로 잊고 지내는 시간이 더 많았다. 하기야 친구들과 함께 있으니 얼마나 좋을까 하는 마음으로 너그럽게 이해를 하는 마음모양새로 바꾸며 스스로 나를 안도케 했다.

 

그곳과의 시차를 생각해 설날아침 새벽 4시 30분에 기어이 보이스톡을 꾹 눌렀다. 신호는 가는데 받지 않는다. 이럴 아이가 아닌데… 하는 근심을 안고 차례 상을 준비하는데 조금 있다가 큰 아이한테 전화가 왔다. 전화기를 잃어버렸단다. 잘 지내고 있으니 걱정 말라고 형한테 전화를 했던 것이다. 우리에게 전화하면 걱정하는 소리를 들을 것 같으니 설날아침이라는 것을 알고 친구 폰을 빌려 했다고 한다. 잘 지내고 있다하니 안심이 되었지만 안쓰러운 마음이 일렁인다. 외국에서 폰 잃어 버렸으니 얼마나 놀랐을까.

 

외국에 나가면 한국 사람들이 표적이 된다는 얘기는 들었었다. 현금을 많이 가지고 다니는 이유도 있지만 고가의 물건들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그렇게 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였는데… 더욱 놀란 것은 카메라도 함께 잃어 버렸다는 것을 집에 와서야 이야기 한다. 다행히 친구 카메라가 있어 모든 사진을 공유하기로 했다하니 그나마 다행이다.

 

와중에 식구들 선물을 꼼꼼하게도 챙겨왔다. 아빠에게는 手製 모의 권총, 엄마에게는 선글라스, 형에게는 멋진 구두와 자유복 등 챙겨오니 아이와 마주 앉아 선물꾸러미 푸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러다 한바탕 우리를 웃게 만든 이야기가 있었다. 인천공항을 빠져 나오면서 검색대에서 울 아이의 가방이 통과 제지를 당했단다. 검색대를 통과하면서 권총이 사진으로 찍혔기 때문이란다. 아이는 따로 가방과 함께 정밀 검사를 받았고, 확인 후 웃으면서 가방을 돌려받았다는 에피소드도 있었으니 참으로 여러 경험을 한 여행이 아니었을까!

 

비행시간이 맞지 않아 오늘 월요일까지 휴가를 냈기에 조금 전 일터로 돌아갔다. 그냥 우리에게는 편안한 얼굴 보이며, 전화기 다시 신청하고 이것저것 볼일 마치고 돌아갔지만 내 마음은 그냥 아리기만 하다. 물건을 잃어버리는 바람에 저 스스로도 계획보다 많은 경비사용에 조금은 놀랐을 것 같다. 하지만 좋은 경험을 얻기 위해 조금 비싼 값을 치렀다고 생각하는 마음이니 다행이다.

 

아이가 여행을 떠나기 전 여행의 가치를 느끼고 오라는 당부를 했었다. 아이가 자신의 소중한 물건들을 잃어버리고 그것에만 집착을 하지 않은 것 같아 속으로 참 다행이다 싶었다. 자칫 여행의 목적을 그르칠 수 있었다고 믿기 때문이다. 아이의 여유로운 마음을 바라보노라니 목적을 위해 한 곳만을 바라보지 않고 주위를 돌아보는 마음을 챙긴 것이라 여기고 싶다.

 

인생이라는 여정에서 이렇게 때론 목적보다도 그에 이르는 과정에서 뜻밖에 만나는 샛길도 퍽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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