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마음따라 발길따라

치악산에 오르다

물소리~~^ 2014. 6. 18. 13:50

 

 

구룡사 → 세렴폭포 → 사다리병창 → 비로봉

 

▲ 치악산 정상 비로봉

 

 

 

   국립공원이라 함은 통상 나라의 뛰어난 명승지를 선정하고 훌륭한 사적 등 문화유산을 개발·보호해 대표적 관광지로 운영하고 있는 곳을 말한다. 우리나라의 국립공원은 16곳의 산과 경주국립공원, 다도해해상, 한려해상, 변산반도, 태안해안을 포함한 21곳이 선정되어 있다.

 

몇 년 전부터 우리는 적어도 우리나라의 국립공원을 한번쯤은 다녀오자는 계획을 세웠다. 시간의 많은 제약을 받는 우리로서는 느닷없이 시간 되는대로 다녀오는 경우가 허다하였다. 그 결과 올 6월 현재 두 곳이 남아 있었다. 강원도 원주의 치악산과 충북 제천의 월악산이었다. 두 곳 모두 ‘악’ 이 들어간 이름만큼 등산로의 험준함은 잘 알려져 있는 곳이다. 그에 비례해서 우리는 점점 험준함을 피해 조심해야하는 나이에 이르렀으니 이 두 곳을 한꺼번에 다녀오자는데 의견일치를 보았다.

 

6월 하순경부터 장마기에 접어들면 나가기는 더 어려울 터, 지난 토 일요일을 틈타 두 곳을 다녀왔다. 누가 하라한 것도 아닌, 그저 우리 스스로의 약속일뿐인데도 다 해냈다는 뿌듯함에 왠지 한결 가벼운 마음이 들었다. 이제는 어느 곳을 간다 해도 꼭 해야 한다는 부담감 없이 움직일 수 있으니 가벼운 마음이면서도, 무언가 모를 아쉬움도 가득하다.

 

14일 토요일 새벽 3시에 출발하여 문막휴게소에서 아침식사를 위해 잠시 휴식을 한 후, 치악산 등산 들머리인 구룡사 탐방지원센터에 7시 조금 넘어 도착했다. 진즉 알았더라면 구룡사 매표소까지 차를 가지고 갈 수 있었는데 우리는 멀리서부터 걸어 들어갔다. 강원도다운 깊은 골이어서인지 상쾌한 기운이 걷는 마음을 즐겁게 해준다. 20여 분을 걸은 후 매표소에 도착 구룡사 관리문화재 관리요금 2,500원씩을 내고 들어서자마자 바로 왼쪽 조금 도드라진 언덕에서 ‘황장금표(黃腸禁標), 표석을 만났다.

 

이곳 구룡사 일대는 황장목, 즉 금강송군락지였음을 황장금표가 일러준다. 이 표석은 조선시대에 세워진 것으로 이곳의 질 좋은 금강송(황장목)의 도벌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 하였다. 이는 단순히 산림보호의 의미일까? 어쩌면 궁궐을 짓기 위해 일반인들은 가져갈 수 없게 한 이기적인 표석인줄은 모르겠다. 다만 표석은 말없이 세월을 껴안고 있는 역사물로서 오늘날을 지키고 있었다.

 

매표소부터 구룡사까지의 길은 나무와 계곡이 빚어주고 바람소리 새소리, 물소리가 공간을 채워주는 길이었다. 숲길을 걷는 내내 따라 걷는 맑은 물소리가 마음을 울린다. 눈과 귀를 씻으며 걷는 길이 자꾸 멀어짐을 아쉬워하며 걷는 걸음 앞에 구룡사가 나타난다. 잠시 구룡사를 둘러보며 이곳을 점지했던 의상대사의 안목에 경의를 표해보았다. 구룡사 앞 계곡을 건너는 다리를 건너면 전격적으로 치악산 등반이 시작되는 길이다.

 

치악산은 국내 5대 악산으로 분류되며, 옛날에는 단풍이 아름다워 '적악산'이라고 불렀는데 전설에 의하면, 옛날 경상도 의성 땅의 한 나그네가 이곳을 지나다 꿩을 잡아먹으려는 구렁이를 발견하고 꿩을 구해주었고, 이 꿩도 복수를 하려는 구렁이가 나그네를 해치려는 것을 구해주었다고 한다. 나그네를 휘감은 구렁이가 상원사에서 종이 세 번 울리면, 살려주겠다고 하였는데 꿩 세 마리가 머리로 종을 세 번 치고 죽었다고 한다. 그때부터 꿩을 의미하는 치(雉)자를 써서 치악산(雉岳山)이라 부른다는 이야기를 품고 있는 산이다.

 

시작은 평범하였다. 치악산은 금강소나무와 구룡계곡의 맑은 기운을 머금고 나를 맞이하고 있었다. 쭉쭉 뻗은 나무들의 울창한 사잇길을 걷기도 하고, 간혹 이름 모를 꽃들도 만나면 들리지 않는 소리로 네 이름은 뭐니? 하며 말을 걸어보기도 하였다. 그렇게 세렴폭포까지는 완만한 길이었음에 안심을 했다.

 

 

▲ 주차장의 안내판

 

 

▲ 우리를 처음 맞이한 꽃, 끈끈이대나물

 

 

▲ 고추나무

 

 

▲ 캠핑장이 나뭇가지사이로 보인다.

캠핑카 한 대와 자동차 한 대, 그리고 조성된 쉼터

한번쯤 오고 싶은 마음으로 참 아기자기함을 느꼈다.

 

 

▲ 멀리 보이는 치악산줄기

안개인지, 운무인지..  오늘

확트인 정경은 아니겠지만 분위기 있는 풍경을 만나겠구나!!

 

 

 

 

▲ 매표소를 지나 만난 황장금표

바위에 새긴 글씨는 희미하지만 과거의 정책을 헤아려 볼 수 있는 징표이다.

 

 

▲ 계곡을 흐르는 맑은 물빛이 참 곱다.

 

 

▲ 와!! 얼마큼 자라야 이런 모습일까

고개가 절로 젖혀지니...

 

 

▲ 치악산의 개망초는 색깔도 고와라

 

 

▲ 마지막 화장실이라 알리는 문구와 함께

내가 가야할 비로봉까지 거리를 알려주고 있었다.

 

 

▲ 나중에야 알았다.

이 꽃이 개다래수꽃 이라는 것을

줌으로 끌어 당겨 찍었기에 조금 커 보였을까.

청순한 이미지의 꽃이다.

 

 

 

 

▲ 초롱꽃

 

 

▲ 산딸기와 산뽕 오디가 많이 달려있었고

등산로에 무수히 떨어져 있었다.

한 움큼 따서 먹기도 하였는데 진짜 맛이 좋았다.

오늘 소진할 힘의 보약을 먹었으니 끝까지 잘 오를 것이다.

 

 

 

▲ 세럼폭포

2단으로 떨어지는 물줄기의 폭포인데

가뭄으로 물줄기가 아주 약했다.

 

 

▲ 등산안내도를 보면 이곳 세럼폭포부터는 난이도 최고의 등산로라 칠해있다

저 다리를 건너

 

 

▲ 사다리병창 길을 따라 걸어야 한다.

급경사다.

병창이란 말은 이곳 방언으로 벼랑, 낭떠러지라는 말이라고 한다.

우락부락한 바위들이 사다리처럼 놓여있는 낭떠러지 길을 따라 걷는다 하니..

일단 만나봐야겠다.

 

 

 

▲ 철계단

 

 

▲ 계단 중간에 우뚝 선 바위

 

 

▲ 바위길

 

 

▲ 나무계단길

 

 

▲ 우리의 지친 마음을 안도케하는 나무들의 묘기

 

 

▲ 진짜 사다리병창 구간이다

 

 

▲ 치악산의 녹음은 빈틈없이 우거지고

자꾸만 많아지는 안개로 시야를 멀리 틔우지 않으니

오직 발 아래만를 조심하라는 메시지 같다.

 

 

▲ 아, 저 줄을 잡고 힘껏 올라야한다

이곳에서 난 현깃증을 느꼈다.

 

 

 

 

▲ 나무들이 내준 길

 

 

 

 

 

 

▲ 최고의 난이도길은 지났다. 이제 1.1km 남았다.

 

 

 

 

▲ 떨어지는 때죽나무꽃을 살짝 받아낸 이름 모를 잡초

 

 

 

▲ 바위떡풀

아직 꽃을 피우지 못하고 바위에 떡 붙어 있다.

 

 

▲ 도깨비부채

 

 

 

 

▲ 안개는 더욱 짙어지고

내 몸은 점점 높아지고

 

 

▲ 개회나무가 안개로 더욱 멋있어 보인다.

 

 

▲ 구름이 벗어나는가 하면

 

 

▲ 금세 산을 뒤덮는다.

 

 

 

▲ 아! 정상인가 보다!  미륵탑이 보인다.

 

 

 

 

▲ 정상!!!

그 아무것도 보이지 않으니 하늘 아래 오직 나뿐이로다

산의 높이에 내 키를 더하니 내가 최고다

 

 

 

 

 

 

▲ 정상 주위를 빙글빙글 돌면서..

저 아래 희미하게 마을이 보이는데 도무지 모르겠다.

 

 

 

 

 

 

▲ 신비한 미륵탑이야기

 

 

 

 

▲ 내려오려니 갑자기 하늘이 맑아진다.

 

 

'마음따라 발길따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원주 박경리 문학공원을 찾아서  (0) 2014.06.20
치악산을 내려오며  (0) 2014.06.19
치악산 구룡사  (0) 2014.06.17
국보와 보물이 가득한 법주사  (0) 2014.06.04
속리산이 품은 이야기  (0) 2014.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