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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따라 발길따라

청령포

물소리~~^ 2014. 5. 24. 15:46

 

 

 

 

▲ 청령포

 

 

   우리는 설악동을 출발하여 곧바로 영월로 향하였다. 짧은 구간의 고속도로를 통과하면서 평창휴게소에서 간단히 점심을 먹었다. 설악산을 올랐다 내려왔다는 피곤함은 생각만큼 크지 않았다. 아마도 무리한 산행을 하지 않고 충분히 즐긴 때문이라고 우리만의 해석을 하며 만족해했다.

 

寧越이란 지명은 편안히 넘어가는 곳이라는데 어쩜 역설적인 표현일 수도 있겠다. 이 지역이 어찌 수월한 곳이던가. 산 높고 골이 깊은 곳이 아니던가. 이런 지리적인 영향이 있어 유배지가 되었을까. 영월에 들어서려면 구름도 울음을 터뜨린다는 소나기재를 넘어야 한다. 영월 청령포에 유배된 어린 왕, 단종을 그리매 그 어느 누구도 눈물을 머금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단종은 이름에서부터 슬프다. 단종~~ 이는 짧게 마치는 운명인 것처럼 자꾸만 새겨지는 까닭이다.

 

세종의 손자인 단종은 12살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올랐지만 작은아버지인 수양대군(세조)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이곳 청령포로 유배당한다. 세조는 유배를 시켜 놓고도 불안한 마음이었을까 측근들이 단종 복위를 도모한다는 이유로 17세에 사약을 내려 죽음에 이르게 하였다.

 

삼면이 서강의 강줄기로 둘러 쌓여있을 뿐 아니라 한 면은 험한 산줄기 절벽으로 막혀 있는 청령포! 배를 타지 않고는 건널 수 없는 곳이었다. 600여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은 관광지가 되어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이다.

 

둥근 청령포를 휘감아 도는 강줄기는 조금 미약해 보였다. 작은 배를 타고 강을 건너니 하얀 자갈들이 넓게 자리하고 있다. 청령포에 이르는 길의 멀고 외진 의미를 다시 한 번 새겨보게 하는 둥근 자갈들이 내 마음을 뭉클하게 한다. 자갈길을 건너니 이제는 소나무들이 한 집을 호위하듯 울창하게 자라고 있다. 소나무는 제 몸에 각각 번호표를 달고 있었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초가집, 이곳은 왕을 보위하던 사람들의 거처라고 하였다. 기와집이 단종이 머물렀던 곳, 집 앞에 작은 비각이 있고 그 안에 단묘유지비가 세워졌다. 이는 영조 39년에, 단종 死 후 300년 후, 어명으로 원주 감영에서 세운 것으로 “단종이 여기 계실 때의 터”라고 쓰여 있는 비각 앞에는 길게 누운 소나무 한 그루가 자라고 있었다.

 

이곳에 자라는 소나무 하나하나의 몸짓은 어쩌면 수 백 년 동안 자라오면서 단종의 그 애절함을 지켜본 표정이 아닐까 여겨진다. 이곳에는 단종에게 먹일 사약을 가지고 왔던 금부도사 왕방연의 시조비도 있다고 했는데 찾아보지 못했다. 왕방연의 시조는 학창시절 배우면서 그 사연이 하 애달파 외웠던 것이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천만리 머나먼 길에 고운님 여의옵고

이 마음 둘 데 없어 냇가에 앉았으니

저 물도 내 안 같아야 울어 밤길 예놋다.

 

 

시험에도 많이 나왔던 시조로 특히 마지막 말 “예놋다” 의 뜻을 말하라는 문제가 뚜력하게 기억된다. 예다는 가다의 옛말이며 한자어로 “行” 이라고 멋진 답을 써 냈으니… 근 600여 년 전의 우리의 어린 왕의 슬픔이 자꾸만 애잔하게 느껴진다.

 

 

 

▲ 작은배를 타고 청령포로 건너갔다.

 

 

▲ 붉은토끼풀

 

 

▲ 엉겅퀴모두 옛 이야기를 알고 있을까...

 

 

▲ 앞은 물이요 뒤는 산이라절경이라 말 하기에는 너무 아픈 사연을 품고 있다.

 

 

▲  자갈밭이 외롭고 힘든 길이었음을 알려준다.

 

 

 

 

▲ 울창한 소나무 숲

 

 

▲ 단종이 머물렀던 집

 

 

 

 

 

▲ 같이 생활했던 사람들의 거처라 한다.

 

 

 

 

▲ 영조의 어명으로 세운 비

 

 

 

▲ 곤룡포가 횟대에 걸려 있다.단종의 방 임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 아마도 몸종들이 지내던 방이 아닌지...

 

 

▲ 비각 앞의 누운 소나무 자태는 괜한 사연이 있을 듯싶다.

 

 

 

 

 

 

 

 

▲ 금부도사 왕방연이는 이 강을 차마 건너지 못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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