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해 3월 21일, 뒷산 생강나무 꽃
달리는 차창을 열어도 달려드는 바람이 차갑지가 않다.
휙휙 지나치는 들판의 마른풀들의 마른 웃음에 조금씩 생기가 도는 듯싶다.
아마도 땅속의 뿌리가 성급한 마음으로 불끈 올려주는 힘을 받아서일 것이다.
노란 금메달을 목에 건
병아리처럼 여린 우리의 스케이트 선수들이 서로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앞에 나선 선수의 엉덩이를 힘껏 밀어주는 그런 모습일까?
더없이 정겹게 느껴지니 나도 모르게 스르르 편안함이 스며온다.
오늘이 우수~~
진정 봄이 시작되는가 보다.
바람 끝은 아직 차갑지만 오는 봄을 막을 그 무엇은 없다.
저토록 마른 잎들에 생기를 스며들게 하는 봄은 진정 경이롭다.
아직 아지랑이는 보이지 않는데
아른아른 거리며 내 마음 속을 훔쳐 지나는 정체모를 감정을 붙잡아 보고 싶다.
나리 나리 개나리 잎에 따다 물고요 병아리 떼 종종종 봄나들이 갑니다.
오늘처럼 이른 봄 날,
봄 햇살의 유혹에 따라 나서는
병아리들의 귀여운 모습을 떠올리며 웃음 머금어 본다.
어미 닭 몰래 종종거리며 봄바람, 봄 햇살 따라 나서는 병아리,
진정 봄을 표현한 한 폭의 그림이다.
봄은 이 동요 하나에 다 들어 있었다.
뜻 모르고 따라 불렀던 노래를
지금도 즐겨 부르는 까닭은 변하지 않은 봄을 노래했기 때문일 것이다.
봄은 노랑에서 시작한다고 했다.
금메달은 환희의 봄이다.
병아리의 노랑은 봄이다.
개나리꽃도 노랑이다.
곧 있으면
일등으로 봄을 알리며 노랗게 꽃 피울 우리 뒷산의 생강나무를 찾아
노란 금메달을 걸어 주어야겠다.
아, 그렇구나!
생강나무 꽃을 보면 늘 연둣빛 노랑이라는 표현을 하곤 했는데..
어쩜~~ 오늘 밤
연둣빛 노랑으로 우리를 환희로 몰아넣을
또 하나의 꽃이 있었다.
연아 꽃!!
희망을 안겨주는 봄꽃으로 주위의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고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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