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오는 비가 낙수저 소리하니
오마지 않은 이가 일도 없이 기다려져
열린 듯 닫힌 문으로 눈이 자주 가더라.
이른 새벽 슬그머니 문을 열고나서니
가만가만 소리 없이 봄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그냥 맞아도 더 좋을 그런 봄비가 내리고 있었지요.
옛 시조를 읊조리며
조심스레 나서는 발길아래
모인 빗물이 착착 제 몸에 안겨옵니다.
아~ 얼마나 다정스런 몸짓인지요.
어디쯤에서 머물고 있을
봄에게 부치는 편지 한 장 쓰고 싶은
비 내리는 2월 초 여드레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