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호수가 내려주는 똑 같은 빛을 바라보는 나무의
잎 하나 달려있지 않는 나뭇가지들을 바라보면
제각각 뻗어나간 방향이 모두 다름을 보게 됩니다.
맑은 호수에 비춰진 제 모습들을 보며
한 몸의 나무지만,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려했던 마음의 흔적들이지요.
참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봄이 되어
저 마음 길을 밟고 피어날 잎들은
지금 얼마만큼 설렘을 가지고 있을까요.
그 설렘에
제 마음을 덩달아 얹어보는 시간들이 참 좋기만 합니다.
변하고 바쁜 시간들에
맞추어 가려는 우리 사람들의 갈 길도
그렇게 꼬불꼬불 하겠지만
그 흔적은 아름다움으로 남지요.
올 한 해 남은 날들
부디 다른 가지로부터
상처입지 않는 길을 선택하는 날이었으면 합니다.
또한
다른 가지들에 상처를 내지 않는
그런 마음밭길을 걸어갔으면 좋겠습니다.
'단상(短想)'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입춘대길 (0) | 2014.02.04 |
---|---|
겨울빛을 낚다 (0) | 2014.01.06 |
구구소한도(九九消寒圖) (0) | 2013.12.19 |
보이지 않는 새로움은… (0) | 2013.12.18 |
닻 • 돛 • 덫 (0) | 2013.12.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