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단상(短想)

결실들의 재롱

물소리~~^ 2008. 11. 12. 22:59

 

 

 

 

 

산 등성이에 주렁주렁 달려있는 감나무들이 왜 그리도 예뻐보이는지요??
찬 기운속에 그대로 맨 몸을 드러내 보이며 서있는 감나무에서
고독보다는 초연함을 느꼈습니다.
차가움을 가득 담고있는 그 빛이 너무도 고왔습니다.

 

 

 

찔레꽃의 열매입니다. 이름은 영실이라고 하지요???
순백의꽃, 순수한 향기와

그에 어린 내 유년의 기억들이 담뿍 들어있는 그런 꽃이기에
내가 참 좋아하는 그런 꽃인데.. 열매모습도 참 순수합니다.
이것 찍으려다 손을 가시에 찔렸습니다. 자기 모습 찍지 말라고 하네요
..

 

 

 

노박나무라고 하는데, 흔히 까치밥이라고 합니다.
이 가지를 꺾어 방에 꽃꽂이해두면 밤에 어둠속에서 톡!톡! 터지는 소리는
무한한 감성을 이끌어내는 그런 열매이지요
4봉우리 오르막길에 있었습니다.

 

 

 

'계요등'의 열매입니다.
닭의 오줌 냄새가 난다고 붙여진 이름인데 꽃도 열매도 예쁘기만 합니다
그 특성이 조금 그러해서 그렇게.. 우리 사람들도 모습은 예쁘지만
마음씨나 성격이 고약하면  그렇게 이름 지어 질까요?
별명이 되겠지요?

 

 

낙엽속에 살아있는 낙엽이 너무 선명한 색을 지니고 있습니다.
떡갈나무 인가요? 너무 고운 색이 내 눈길을 잡고 있었습니다

청미래덩굴 열매도, 댕댕이 덩굴 열매도, 오리나무 열매도,
노린재나무 열매도, 그리고 이름모르는 열매들이
결실의 충족함으로 여유있게 해바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

햇살이 속속들이 비추이고 있는 낮 시간의 휑해진 숲은 왠지 더욱 쓸쓸함을 안겨 주었지만
모든 식물들의 결실인 열매들의 재롱들이 내 마음을 환하게 해주었습니다.
꽃과 잎의 노력으로 무심코 맺어진 열매처럼 생각되지만
그들은 모두 그들 나름대로의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우리 인간들에게 약효성을 지닌 열매로, 때로는 겨울 숲속의 새들에게 먹이감으로,
혹은 내년의 새싹을 피우기 위한 씨앗으로 그렇게 자라고 있습니다.

 

지난 토요일 큰아이한테 다녀왔습니다.
원룸에서 혼자 생활하며 학교에 다니고 있는데

어디 식생활이 제대로 이루어지겠는지요.
한 달에 한번쯤 다녀오곤 하는데 그나마 여의치 못하면 그냥 지나치곤 하지요.
집에 도착하니 학교에 갔는지 잠겨있는 문을 열고 들어가

이리저리 어질러진 물건들을 정리하고
빨래며 가져간 반찬 등을 냉장고에 넣어두고 정신없이 일을 하는데

갑자기 ‘엄마’ 하고 들어옵니다. 순간 나는 깜짝 놀랐지요.

양복을 말쑥하게 차려입고 있었거든요.

그렇지! 교생 실습 나간다고 하여 양복과 넥타이 등을 준비해 주고
정작 그 입는 모습을 보지 못했기에 깜짝 놀랐습니다.
여태 캐주얼복장만을 했었는데… 순간 묘한 감정이 지나갑니다.
그래 이제 다 컸구나.~~
부모의 곁을 떠날 나이가 된 것처럼 생각이 되었지요.
묘한 감정을 표현 못하고 가슴에 묻어 두었는데…
산에서 만난 열매들이 그 감정의 해답을 주었습니다.

 

내 아이는 이미 열매가 되어있었습니다.
비록 내가 낳아 키운 자식이지만
이제 제 몫으로 살아야 할 때가 된 것입니다.
나름대로의 특성과 성품을 지닌 채 그렇게 살아가야 함을 알고
열매로써 이미 그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누군가에게 유용한 약재로도 쓰일 수 있고
빈숲에서 새들의 먹이감으로 역할을 할 수 있는 그런 능력의 소유자가 된 것이지요.
잎을 다 떨군 채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모습이
혼자 힘으로 의젓하게 겨울나기를 할 것 같은 의연함으로 보입니다.
내 아들도…   (6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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