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백련!!
나뭇가지를 꺾어내는 거센 바람도
그 연한 꽃잎 하나 흩으려 놓지 못하고
길이 패일정도의 세찬 빗줄기도
연잎 하나 적시지 못했구나
맑은 이슬 머금은
꽃 피우는 단아함에
따가운 햇살마저 주춤거리며 비틀거리니
탁한 물에서 피어난
고고한 모습에 실린 꽃 향에
우주를 거느리는 위대함들도 취했을까
이른 아침 고요함 속에 피어나
그 무엇에도 흔들리지 않는 고귀한 열정!
연약함에 스민 강인함의 푸르른 흰빛은
빛깔마저 고와라
막 여명이 밝아오는 시간,
오늘은 산이 아닌
연꽃 방죽으로 달려갔습니다.
이른 아침에 피어나며
뿜어내는 연꽃의 향을 만나고 싶어서입니다.
45분을 달려 도착한 하소백련지~
화려하게 치장된 곳이 아닌 그냥 그대로
논밭과 어우러진 연방죽은 초라하기조차 했습니다.
하지만 고고한 백련은
그 초라함을 그대로 어울림으로 끌어안고 피어나고 있었지요.
연일 계속되는 장마로
꽃을 늦게 피웠다는 기사를 보고
이른 아침 찾아가 만나고 왔답니다. (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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