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시간이라 여겨질 때,
아니, 이제는 나도
내 시간을 조금 가져야하겠다 싶은 시간이
어쩌면 가장 당당한 모습일지도 모른답니다.
괜한 마음으로
커피 한 잔을 들고 컴 앞에 앉았지만
정작 커피는 한 두 모금만 마시고 방치하니
어느새 차디차게 식어 버리지요.
컴을 정리하고 자리에서 일어나려할 때
눈에 들어오는 커피 잔, 얼른 한 모금 마셔봅니다.
아, 이미 식었어요.
하지만 그 나름대로의 향과 맛이
깃들어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종종 받지요.
깃든다는 것!!
향이 깃들고, 기운이 깃든다 함은
모든 것에 녹아내리는 의미라고
커피잔은 알려줍니다.
내 옆에서 나를 지켜본 커피 잔은
식어가면서 무엇을 녹아내리고 있었을까요?
저의 어설픈 모습을 지켜본
말 없는 저의 동반자인가 봅니다.
저의 어설프기만 했던 마음은
그 누구에게도, 무엇에게도
녹아내리지 못하는 딱딱함이 내재되어 있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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